'정통 보수' 김용갑 "청와대가 초보운전자도 아니고..."

MB 발언 '마사지' 논란 확산... 박지원 "대통령 말이 진실게임 가는 상황 책임져야"

등록 2010.11.25 11:26수정 2010.1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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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국방장관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을 "가장 적합한 조치"라고 치켜세웠다가 몇 시간 후엔 "그런 말을 직접 듣진 못했다"고 번복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을 "가장 적합한 조치"라고 치켜세웠다가 몇 시간 후엔 "그런 말을 직접 듣진 못했다"고 번복했다.유성호

청와대의 이명박 대통령 발언 '마사지' 논란이 책임자 문책 요구로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해법에 대한 관점은 서로 다르더라도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이 남한 영토에 직접 포격하는 위중한 상황에서 국군통수권자의 발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란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고위정책회의에서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니 아니니 하는 진실게임으로 가는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분명한 책임을 지고 천안함 사태에 이어 또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국방책임자의 엄중한 문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에서는 분명히 확전 자제를 하라고 발표했고 국방장관도 국회에서 얘기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배로 대응하라고 했다'고 한다"며 전날 김태영 국방장관의 발언 번복을 꼬집었다.

김 장관은 24일 오전 국방위원회에서 "(상황보고를 받은 대통령의 최초지시는) 단호하지만 확전되지 않도록 겸해서 말했다"고 답했다가 오후에 속개된 국방위에선 "확전 자제 발언은 제가 듣지는 못했고 제가 알기론 대통령이 그 말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을 뒤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발표를 부인하고 '마사지'하고 국방장관이 국민의 희생과 전쟁을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비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도대체 병역 미필 정권이 언제까지 허울 좋은 안보를 내세울 것인지 정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도 박 원내대표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군 당국이 북한의 도발 직전 응전의사를 표한 전통문을 받고도 대비하지 못했단 지적과 관련, "지금 (남북이) 긴장관계에 있는데 안보는 0.001%(의 실수)도 용납해선 안 된다"며 "진짜 강경한 정책을 쓴다는 이명박 정부가 강경하지도 못한 정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확전 자제' 지시에 대해선 "북의 포격이 중단됐으니 확전하지 말라, 추가도발이 있으면 응징하라고 한 것은 대통령이 옳은 판단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갑 "그런 말을 했다, 안 했다 하는 자체가 이미 정상 아냐"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자료 사진)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자료 사진)유성호
'정통 보수'로 꼽히는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초기에 한 말 한마디는 바로 군의 명령"이라며 "이것은 좀 안된 소리지만 초보자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만약에 참모가 그렇게 발표했다면 이건 규명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 민간인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서 어떻게 '확전 안 되게'라는 말이 쉽게 나오나, 또 그런 말을 했다, 안 했다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정상이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진위 여부를 떠나 '확전 자제' 방침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낸 박 원내대표와는 정반대의 맥락이긴 했지만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지시에 대한 '마시지' 논란이 제기된 것은 옳지 않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

김 상임고문은 "지금 청와대는 정권 초기의 초보 운전자도 아니고 3년차의 노련한 운전수가 돼야 한다"며 "그런데 단호하게 하되, 악화 안 되게 하라고 지시한 것은 앞뒤가 안 맞고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명령은 간단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천안함 폭침사고 때 대통령과 김태영 장관은 북한이 앞으로 또다시 침공하면 그때는 어떤 희생을 각오하고서라도 보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보복하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이번 작전에 실패한 김태영 장관을 전격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평도 포격 #마사지 논란 #박지원 #김용갑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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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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