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종편' 심사위원장에 '방송 문외한'?

이병기 전 방통위원 등 심사위원 14명 위촉, 명단은 비공개... 시민단체 "부적합한 인물"

등록 2010.12.23 11:47수정 2010.12.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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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008년 3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이병기 전 위원(왼쪽에서 두번째) 등 위원들과 현판식을 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008년 3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이병기 전 위원(왼쪽에서 두번째) 등 위원들과 현판식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008년 3월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이병기 전 위원(왼쪽에서 두번째) 등 위원들과 현판식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른바 '조중동 방송'의 향방을 가를 칼자루를 방통위 상임위원 출신인 이병기(59)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가 쥐게 됐다.

 

지난 2월 말 중도 하차하긴 했지만 민주당 추천을 받았던 인물을 종편 심사위원장으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방통위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이병기 교수 스스로 평소 방송엔 문외한이라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부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3일부터 남한강 연수원서 심사... 심사위원 명단은 비공개

 

a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 유성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 유성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방통위)는 23일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이날부터 심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인 이병기 교수를 포함해 방송, 경제, 금융, 법률, 회계, 기술, 시청자 단체 등 모두 7개 분야에서 14명을 위촉했다. 이들은 이날 아침부터 경기도 양평 코바코(KOBACO) 남한강 연수원에서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채 7박 8일 동안 심사를 진행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아침 방통위 기자실을 찾아 직접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 숫자, 심사 장소 등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심사위원 구성에 애로가 많았다"면서 "신청한 사업자들이 지도적인 언론사들이 많아 이런 저런 사유로 얽히고설킨 인간 네트워크 때문에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다만 이병기 교수 외에 나머지 심사위원 13명 명단은 심사를 모두 마친 뒤 공개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심사위원들이 심리적 불안도 느끼고 가족들 부담 때문에 심사하는 동안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 결격 사유가 뒤늦게 밝혀져 탈락 사업자들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걸 다 고려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서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을 찾아 동의 얻는데 노력했고 나중에 거기에 대한 평가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행동 "방송 문외한, 종편 심사위원장으로 부적합"

 

 이병기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이병기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 방통위 제공

이병기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 방통위 제공

최 위원장은 "특히 심사위원장을 내부에서 하느냐 외부에서 하느냐 놓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이병기 서울대 교수는 세계적 통신학회(IEEE 통신학회) 회장으로 우리 위원회에서 방송통신 분야에 깊은 관심 가져온 인물"이라면서 위촉 배경을 짧게 설명했다.

 

이병기 교수는 민주당 추천을 받아 2008년 3월부터 방통위 1기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으나 지난 2월 말 연구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사임했다. 임기를 1년이나 남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낳았지만 학계에선 여전히 '통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시민단체에선 산업적 관점에 치우쳐 방송법 시행령 개정 등 '최시중 방통위'의 방송 장악 기도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다. 방통위로선 외부인사이면서도 방통위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친여 성향'이란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을 내세워 나름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언론시민단체에선 '방송 문외한'인 이 교수가 과연 종편 심사 과정에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박영선 미디어행동 대외협력국장은 "이병기 교수는 방통위원 시절 자신은 통신전문가이지 방송에 대해선 모른다고 스스로 밝혔던 인물"이라면서 "방송과 여론 시장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칠 종편 심사에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빠르면 오는 30일, 늦어도 31일까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종편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태광그룹 등 6개 사업자가 신청해 절대평가를 거쳐 일정 점수(80%)를 넘는 모든 사업자가 선정된다.

2010.12.23 11:47ⓒ 2010 OhmyNews
#종편 #방통위 #최시중 #이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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