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벳(쓰촨 四川)네 웃음이 나를 웃게 만드네. 고맙습니다, 아가야.
손희상
어머님,
신두차오에 내리는 순간, 오랜 과거로 회귀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통 의상 차림에 머리에 장신구를 단 여인들이 일상의 걸음으로 제 앞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소수민족의 마을을 몇 번이고 헤집고 다녔지만 이렇게 큰 거리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다닌다는 풍경은 쉬이 만나지 못해서 더욱 더 놀라웠습니다. 왠지 '제대로 된 티베트에 들었다'는 느낌이 차 문을 여는 순간, 제 손을 잡고 저를 끌어내립니다. 신두차오까지 차를 타고 온 것은 캉딩으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인데, -이곳에서 70여 km 떨어진 곳에 캉딩이 있으며, 그곳에서 청두로 나아가기는 한결 수월해집니다. 하지만 청두는 잊어버리고 티베트 사람의 모습에 두 눈이 멀어, 따꽁초원으로 길을 바로잡습니다.
따오청에서 청두로 나가는 길을 잡으며 수 없이 고민을 했는데, 이 이유가 두 갈래 길 때문입니다. 처음은 캉딩에서 곧장 청두로 가는 길이며, 다음은 단빠(丹巴)를 보고 쓰구냥산(四姑娘山)을 거쳐 두장옌(都江堰)으로 나가는 길이였습니다. 이 가운데 따꽁초원은 단빠로 가기 위한 길 위에 있는 마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저녁 즈음 그곳에 들었고, 무슨 행사가 있는지 빵차 기사분께서 '초원에 4만 명이 모였기에 방이 없다' 합니다.
방이 없으니, 당연 단빠로 가자고 하시는데…. 거기까지는 계산이 끝났지만 거리가 너무 멀고, 단빠를 구경시켜주는 대절비(빵차 전세)가 500원이라는 말에, 두 시간을 흥정하다 기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초원의 빈관 문을 두드립니다. 어찌 될 인지 주인아저씨는 방값을 깎아 주시면서 저를 받아주십니다. 어느 거리에 있던 오토바이랑 빵차 기사는 믿을 수가 없는 건지…. 갑자기 빵차 기사가 미워집니다. 저녁 8시 즈음, 방을 구한 다음, 내일 단빠로 갈 것인지 따꽁초원에 머무를 것인지 그네를 타다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