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교수 "엄기영 품격 떨어진다"

[현장]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북콘서트

등록 2011.03.20 12:50수정 2011.03.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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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가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춘천MBC 노조, 민주주의와 민생·공공성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렸다.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BOOK 콘서트'가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춘천MBC 노조, 민주주의와 민생·공공성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렸다.권우성

"엄기영씨도 정당 선택의 자유가 있죠. 그렇지만 반대로, 어떤 후보가 한나라당 쪽 입장을 유지하며 친한 척 하고, '삼성 파이팅! 재벌 만세!' 하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면 의아하지 않겠어요? 신조와 일관성이 흔들리는 순간 품격이 떨어집니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엄기영 전 MBC 사장을 향해 어퍼컷을 날렸다. 19일,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가 열린 춘천 MBC 예술극장 무대에 선 조 교수는 강원도 선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물론 "강원도민이 선택할 문제"라고 전제를 깔았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총평이었다.

콘서트 사회를 본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는 "트위터에 모 후보에 대해 '스텔스 철새'라는 평이 있더라"며 맞장구 쳤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강원도에 선거판이 마련된 게 이광재 전 지사 건이 있기 때문인데 이 전 지사에 대한 심판은 6.2 지방선거에서 강원도민에 의해 이뤄졌다"며 "민심에 반해 새로운 판이 형성됐기에 이제는 '이미지'가 아닌 '콘텐츠' 싸움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광주, 대전을 찍고 춘천에서 네 번째로 열린 북 콘서트는 4.27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강원도에서 마련된 만큼 선거 얘기가 최대 관심사일 터. 조 교수와 오 대표기자의 솔직한 선거평에 관객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가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200여명의 청중들이 좌석을 메운 가운데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가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200여명의 청중들이 좌석을 메운 가운데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권우성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가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가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권우성

"팔자에 없는 가수 생활하며 로드쇼 하지만 2011년의 중요함 알리고 싶어"

강원도지사 선거 외에도 관객의 귀를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조국 교수의 노래였다.

"팔자에 없는 가수 생활을 하며 로드쇼를 하고 있지만, 2012년에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이기에 2011년이 정말 중요함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어서 콘서트에 임했다"는 조 교수는 이 날도 여지없이 마이크를 잡아야했다.


자연스레 밝은 조명을 향해 걸어 나오는 센스를 보인 조 교수는 <홀로아리랑>을 불렀다. 가끔씩 엇나가는 박자에 관객들이 박수칠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지만 모두 흥에 겨운 모습이었다. 다음 타자로 노래를 부른 오 대표기자는 첫 콘서트 때부터 불러온 <백만송이 장미>를 다시 불렀다. 그러나 노래 실력은 처음과 같았다.

'춘천 북 콘서트' 트위터 계정인 'chunchonconcert'에는 "구슬픈 백만송이 장미(?)가 아니라 솔직한 백만송이 장미 잘 들었어요"(@familla11)라는 위로와 함께 "근데 두 분 노래는 좀..."(@arapshow)이라는 가감없는 평들이 올라왔다.


두 저자의 노래 대결이 끝나자 허 대표는 청중을 향해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조국을 보러 콘서트에 왔는지, 오연호를 보러 왔는지' 선택을 하게 한 것이다. 질문에 머뭇거리던 이들의 절반 가량은 오연호 대표기자를 보러 왔다고 손을 들었고, 70% 가량은 조국 교수를 보러 왔다고 손을 들었다. 중복 투표가 낳은 결과다.

허 대표는 "여러분이 조국과 오연호를 보러온 게 아니라, 조국과 오연호가 진보의 씨앗인 여러분을 보러 왔다"며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250명 규모의 홀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줄지어 계단에 앉아서 콘서트를 보던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T(트위터)G(구글)I(아이폰)F(페이스 북) 속에서 내 의견 밝혀야"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
허영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권우성
가페라(가요+오페라) 가수 이한씨와 '철가방 프로젝트'의 감미로운 노래, 이태건씨의 마임으로 채워진 콘서트는 풍부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선사했다. 관객들은 트위터를 통해 직접 소감과 질문을 남기며 함께 소통하기도 했다.

트위터의 반응을 하나 하나 전한 허 대표는 "T(트위터)G(구글)I(아이폰)F(페이스 북)가 세상을 바꾼다는 얘기가 있다"며 "진보집권플랜에 있어서 SNS 실천 전략은 무엇인가" 물었다.

오 대표기자는 "2000년대 새롭게 등장한 단어들, 시민기자·블로그·웹 2.0·UCC·SNS 등을 보면 모두 시민참여가 저변에 깔려있다"며 "시민이 참여해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함으로써 '개방과 공유'의 진보 가치를 실현하며 참여민주주의의 질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집트 혁명의 시작이 페이스 북이었듯이 TGIF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밝히는 게 필요하다"며 "자신이 경험한 것을 오마이뉴스에 투고해 보라"는 숙제를 내줬다.

이에 오 대표기자는 "투고 직후 춘천 북 콘서트에 참가했던 사람이라고 밝히면 내가 직접 에디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대표기자는 "춘천 콘서트에서 만난 분들이 모임을 만들고 SNS 등에서 실핏줄 언론을 만든 후 내게 춘천으로 내려오라고 한다면 언제든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콘서트 자리 끝나고 돌아가 뭘 할까 생각해 보는 자리 됐으면"

"386의 옆구리를 찌르고 20대에게 손을 내밀기 위해" 책을 만들었다는 조 교수는 콘서트 마무리 발언에서도 '옆구리 찌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열린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에서 조국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들어온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19일 오후 춘천MBC 예술극장에서 열린 '<진보집권플랜> 출판기념 조국·오연호 춘천 BOOK 콘서트'에서 조국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들어온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권우성

"현재는 과거의 반영이고 우리의 미래는 현재의 산물입니다. 이대로 가다보면 안 될 거야, 강원도는 이래서 안 될 거야, 2012년 4월 총선도 안 될 거야, 그러고 있으면 정말로 안 됩니다. 현실이 바뀌는 건 이 장소 이 시점에 각각 한사람의 노력이 모임으로써 가능합니다.  간장 한 방울이 물에 떨어진다고 해도 큰 영향이 없겠지만 방울이 모이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콘서트가 끝나고 돌아가셔서 뭘 할까를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하고 보라'는 요청이다.

빵모자를 쓴 할아버지부터 꽃 분홍 스카프로 멋을 낸 할머니, 봄나들이 차림의 20~30대 청년에 똘망한 눈망울을 반짝이는 미취학 아동까지. 세대와 남녀를 넘나드는 이들이 함께한 콘서트는 마지막 노래 <사노라면>을 함께 부르며 막을 내렸다.

허영 대표, 조국 교수, 오연호 대표기자는 나란히 서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를 불렀다. 유독 "내일은 해가 뜬다" 부분에서 힘을 주는 모습이었다.

 조국 교수와 오연호 대표가 '사노라면'을 참석자들과 함께 합창하고 있다.
조국 교수와 오연호 대표가 '사노라면'을 참석자들과 함께 합창하고 있다.권우성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공연에도 성이 차지 않은 이들은 닭갈비집으로 자리를 옮겨 뒤풀이를 즐겼다. 250명의 관객 중 90명 가량이나 합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미처 함께 하지 못한 이들은 트위터로 여흥을 나눴다. 두 저자의 끊임없는 '옆구리 찌르기'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yeon0623'씨는 "비록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진간장 한 방울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woo5664'씨는 "책을 읽을 때보다 잠깐이지만 더한 감동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yim0517'씨는 "오늘 북콘서트 잔잔한 메아리로 다가왔다"며 "북콘서트로 인한 진보의 훈풍이 춘천에도 불길 기대해 본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보집권플랜 #북콘서트 #춘천 #강원도지사 #엄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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