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인기에 마력이 있는것일까?
케이벤치
주변의 아이폰4 사용자가 있다면 한번 질문해보자. 아이폰4를 그토록 괴롭힌 지긋지긋한 '데스그립'이 구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마 돌아오는 대답은 깜짝 놀랄 만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아이폰4를 구입한 소비자 대부분이 데스그립 현상이 자신의 구매 결정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대답할 테니까.
물론, 이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데스그립이 치명적인 문제라 생각하는 소비자는 이를 구입하지 않았을 테고, 결국 문제가 아니라 여기는 소비자들만이 이를 구입했다 생각한다면 이런 반응은 의당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논리로는 매 분기당 1천만 대 이상씩 팔려나가는 폭발적인 수요를 설명할 길이 없다. 결국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거나, 문제라 해도 그것이 아이폰4가 가진 매력을 덮을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인식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데스그립 현상은 아이폰4의 흥행을 막을 수 없었다. 애플이 제공한 범퍼 때문일 리도 없건만, 이 치명적 문제는 판매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아이폰4의 매력은 데스그립 따위로 반감될 수 없는 것일까?
오히려 아이폰4 사용자들은 데스그립이 아닌, 다른 곳에 아쉬움을 표하곤 한다. 그것은 '화이트' 모델의 부재. 어찌 보면 아이폰4의 발목을 잡은 건 데스그립이 아닌, 화이트모델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까지 그 희망을 놓지 못하고 기다리는 소비자를 만날 수 있을 만큼 애플의 디바이스에 화이트 컬러를 요구하는 소비자는 많다.
애플이 우리에게 주는 디자인의 교훈온갖 전문가들이 등장해 원인을 분석했고,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미디어가 '데스그립' 문제를 거론하며 아이폰4를 추천하지 못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망설임 없이 이 매력적인 기기를 선택했다. 무엇이 이 치명적인 결함을 누르고 아이폰4를 세기의 명작으로 만들었을까?
애플의 제품은 그들이 시장 점유율을 거의 모두 잃었을 때 조차도 항상 훌륭했다. 맥과 관련된 모든 제반 사항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던 덕분에 소비자에게 언제나 동일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제공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부각되고 있는 UX에 대해 애플은 일찌감치 눈떠 있었다.
또 마지막 순간까지 R&D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제프리 크루이상크는 '애플의 방식'에서 "애플이 성공한 것은 대개 탁월한 혁신의 결과이다. 거기에 일부 훌륭한 마케팅, 그리고 이따금 훌륭한 경영이 더해진 결과"라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애플이지만, 과연 그들의 혁신적인 기기들이 스티브 잡스의 머리에 기대어 만들어졌을까? 애플은 R&D를 통해 미래를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