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 화백 "2억 원어치 그림, 그냥 내놓습니다"

[현장] 시사만화 대부 박재동 화백, 이주 여성위한 전국순회 작품 전시회 열어

등록 2011.04.13 21:14수정 2011.04.1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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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주여성들(다문화가정)을 먼저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선동 자인제노 갤러리에서 열린 '아시아의 행복한 동행 기자간담회'에서 시사만화의 대부인 박재동 화백이 강조한 말이다. '이주여성 지원 기금을 위한 박재동 화백 전국순회 전시회'를 앞두고, 박재동 화백, 최현숙, 이지현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대표, 이상덕 한국여성재단 사무총장이 기자들과 만났다.


박재동 화백 자인제노 갤러리에서 박재동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재동 화백자인제노 갤러리에서 박재동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이프토피아

이날 박재동 화백은 "이주여성(다문화가정)들도 우리하고 똑같은 사람이라 느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들에 대해 우리는 강자고, (너희는) 약자니까 돕는다는 경향이 있다. 일방적으로 우리 문화에 적응하라고 하면 안 된다. 아주 일방적인 힘의 논리이다"고 말했다.

박재동 화백은 "이번에는 전국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전보다) 일이 커졌다. 이프토피아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이주여성들의 꿈) 사진전과 패션쇼 등 멋진 일들을 기획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이주여성들을 위해 아름답지만, 꼭 필요한 전시회"라고 이번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박재동 화백은 내달부터 11월 30일까지 전국 11개 주요도시를 돌면서, 이주여성 지원 기금마련을 위한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진달래꽃길-여인
진달래꽃길-여인박재동

 어머니-말씀
어머니-말씀박재동

 올해 처음 그린 목련
올해 처음 그린 목련박재동

박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기부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화백은 "예술하는 사람이라고 예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예술인이지만 사회인이다. 아플 때 아픔을 이야기하고, 아름다울 때 아름답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고 장자연씨가 자살했을 때, 그녀를 위한 굿을 하기 위해 기금마련 전시회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재동 화백은 1988년 <한겨레>에 입사해, '한겨레 그림판'이라는 만평을 담당하였으며, 날카로운 풍자와 동양화처럼 잔잔한 화풍으로 시사만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재동 화백은 1998년 퇴사 이후, <별별이야기>, <사람이 되어라> 등 수 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으며, 2009년 '제10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만화가상', '2010년 '고바우 만화상'을 수상하였다.


박 화백은 작품 창작 외에도 '아이티 지원성금마련', '뇌성마비 축구단 돕기', '유기견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박재동의 판화전' 등 예술적 재능을 사회적 영역으로 꾸준히 옮겨왔다.

기자간담회 '이주여성 지원 기금을 위한 박재동 화백 전국순회 전시회'를 앞두고, 박재동 화백이 기자간담회를 갖었다.
기자간담회'이주여성 지원 기금을 위한 박재동 화백 전국순회 전시회'를 앞두고, 박재동 화백이 기자간담회를 갖었다.이프토피아

이주여성들에 대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이주여성들에 대한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도 논의되었다. 이상덕 한국여성재단 사무처장은 "정부의 이주여성 정책은 우리 사회 문화에 일방적으로 통합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다양성, 인권, 국적에 상관없이 다양하게 사는 것이 선진사회로 가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돌봄'이라는 개념이 아닌, 이주여성들이 문화적인 주체가 된다. 이주여성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주체의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재동 화백과 문화세상 이프토피아가 계획한 이번 전시회는 박재동 화백이 기부한 작품의 판매 수익금을 통해, 이주여성들에게 지속가능한 문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프토피아는 40명의 여성 사진작가가 농·어촌에 있는 이주여성들의 '꿈과 삶'을 들여다보는 사진전을 준비 중에 있고, '이주여성들의 매매혼 실태보고'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과 이주여성과 함께하는 패션쇼 '우리는 하나'를 계획하고 있다.

최인숙 이프토피아 대표는 "이주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꿈'을 듣기 위해 시작했다. 이주여성들의 삶을 시혜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주인공이 되고 이주여성들의 출신국의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 대표는 "농·어촌은 도시보다 가부장의식이 더욱 심하다. 이들이 받는 억압과 폭력은 곧 아이에게 대물림 된다. 이주여성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이주여성들이 가정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문화적인 지원과 체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세상 이프토피아·자인제노 갤러리와 함께 하는 '아시아의 행복한 동행전'은 박재동 화백이 기부한 판화 작품 10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며, 작품 한 점당 20만 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판매된 수익금은 농어촌 이주여성을 위한 문화프로젝트 제작비로 쓰일 예정이며, 남는 수익금은 이주여성들에 대한 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첫 전시회는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부여 정림사지박물관에서 열리며, 이후 주요 11개 도시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주여성 #박재동 #이프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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