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주 부산저축은행비대위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열릴 예정인 집회 장소를 두고 "경찰들이 우리를 속이고 100미터가 아니라 300미터나 멀리 떨어진 곳을 집회 장소로 잡았다"며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벌써 4번째.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이후 허미경(62)씨가 '상경투쟁'을 온 횟수다. 이날 허씨는 "밥도 못 먹고 새벽 4시에" 서울로 떠나는 관광버스에 올랐다. 앞서 오전 10시 국회에서 예정되어 있던 정무위원들과의 면담이 2시간 넘게 늦어지면서 허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기자가 "얼마 정도 피해 보셨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묻자, 허씨는 기자를 붙들며 "그게 문제가 아이고, 연세 드신 분 오라 해가지고 정기적금 넣어놓은 거 후순위 채권으로 바꾸면서, 석 달에 한 번씩 이자 나온다는 소리만 하고 원금 보장 안 된다는 말은 안 해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허씨는 부산저축은행에 정기적금 5000만 원, 후순위 채권 8000만 원을 들어 놓았다. "남들 돼지고기, 소고기 먹을 때 생선 먹으면서, 퇴직금까지 모아서 만든 돈"이었다.
허씨를 더욱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부산저축은행이 "즈그 친척들,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영업 정지 전날 밤 돈을 빼준 것"이다. 허씨는 "이게 말이 되나, 사기다, 사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