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붉은 군대' 홍군에 대한 애정

등록 2011.05.26 09:06

수정 2011.05.26 09:06

중국공농홍군의 군기 1928년 5월 28일 중국공농홍군 등은 '홍군'으로 통일 되어 명명되기 시작한다. — ▲**중국공농홍군의 군기**1928년 5월 28일 중국공농홍군 등은 '홍군'으로 통일 되어 명명되기 시작한다.위키피디아

중국군의 정식 명칭은 '중국인민해방군(中國人民解放軍)'으로 중국공산당 산하의 후진타오(胡錦濤)가 주석으로 있는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다. 1927년 8월 1일(중국의 창군기념일), 난창(南昌) 추수봉기로 창립된 중국군은 지역에 따라 노농홍군(勞農紅軍), 공농혁명군(工农革命军)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소련의 영향을 받아 적군(赤軍)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중국공산당 중앙위는 공산당 군대의 명칭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고 1928년 5월 25일 정식으로 중국공산당의 군대를 '홍군(紅軍')으로 명명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붉은 군대, 홍군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홍(紅)'의 의미는 각별하다. 붉은 '홍(紅)'은 강한 혁명정신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악귀를 물리치는 힘을 지녔으며 크게 융성하여 기운을 떨치는 것도 의미한다. 잉글랜드 프리메가리그에 열광하는 중국 축구팬들 중에 리버풀 팬이 많은데 그 이유는 리버풀이 붉은색 유니폼을 즐겨 입어 언론에서 리버풀을 '홍군'으로 묘사하기 때문이다.

문화대혁명의 발단이 된 <해서파관(海瑞罷官)>의 작가 우한(吳晗)의 명작 중에 <주원장전(朱元璋傳)>이 있는데 소설에서 홍건적(紅巾賊)을 홍군으로 묘사하였는데 수많은 독자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여 우한은 할 수 없이 홍군을 홍건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국공내전 기간 국민당 군대는 백군(白軍), 공산당 군대는 홍군으로 각각 불렸는데 중국에서 흰색은 죽음과 헛됨을 의미하므로 국공내전의 승패가 어쩌면 불리는 색깔에서 이미 결정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인들이 홍군에 대해 각별한 애착을 갖는 것은 중국공산당 역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인 대장정(大長征, 1934.10.15～1935.10.20)이라는 역경을 홍군이 눈물겨운 희생을 통해 기적적으로 견뎌냈기 때문일 것이다.

홍군은 국민당의 포위망을 뚫고 18개 산, 24개 강을 넘어 총 1만2000km를 행군한다. 출발 당시 8만 명이던 병사는 7000여 명만이 살아 돌아온다. 비록 처절한 패주의 연속이었지만 홍군은 투철한 기강과 농민을 배려하는 희생정신으로 걸어가는 길마다 혁명의 씨앗을 뿌렸고 중국공산당에 대한 인민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1937년 8월 국공합작(國共合作)이 성사되면서 홍군은 국민혁명군 제8로군, 신사군(新四軍) 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다가 일본 패망 이후 국공내전 기간에 '인민해방군'의 칭호를 사용하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명령에 절대 복종하고 인민에 피해를 주지 않는 등의 3대 규율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홍군의 8항 주의 등은 오늘날의 인민해방군에도 계승되어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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