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주쿠 역 앞에 있는 통신가전제품 양판점.
김시연
그나마 전력 사용 성수기를 맞아 전력 사용량을 15% 줄이는 '전력 사용 제한령'이 발동되는 7월 1일부터는 아예 도쿄 타워 불빛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대지진 이후 한동안 소등했다 지난 4월 22일부터 정상 가동했다고 합니다.
도쿄타워뿐 아니라 도쿄 시내 곳곳에선 '절전 중'을 알리는 안내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행이 머문 호텔도 '야간 세탁 서비스'를 중단했고 엘리베이터도 3대 중 1대는 멈춘 상태였습니다.
도쿄 시오도메 지역에 있는 문화 복합시설인 '카레타 시오도메'에는 "절전을 위해 관내 조명과 디스플레이의 일부 소등을 실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매장 안에 있던 TV도 '절전 중 가동중지' 상태였습니다. 또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 역 앞에 있는 한 게 요리 전문점은 영업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단축했습니다. 이른바 '절전 영업'이지요.
휴대폰이나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신주쿠역 앞 양판점들은 여전히 화려한 조명으로 손님을 끌었지만 비교적 한산해 보였습니다. 이곳 매장에서도 '절전형 제품'만 특화해 판매하는 등 나름 살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입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동일본 지역 원전 가동이 상당 부분 멈춘 상태입니다. 일본 원전 의존도는 약 4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그 영향이 더 심각합니다. 이 때문에 간 나오토 일본 총리도 2030년까지 원전 14기를 추가 건설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고 2020년대까지 태양력 등 자연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 9%에서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역시 지난달 동일본 지역 태양광 발전소에 800억 엔(약 105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소프트뱅크와 KT와 손잡고 일본 기업들의 서버를 보관할 인터넷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만들기로 한 것도 일본 전력난 장기화에 대비한 것입니다.
절전 필요성 일깨운 원전사고, 일본엔 '실보다 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