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여우, 생각은 곰!시대에 뒤쳐지더라도 자기만의 빛깔로 오래 가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가수 신나 씨, 그 생각과 맘씨가 무척이나 속 깊고 따뜻했답니다. 남다른 아픔을 이겨내며 평생토록 '봉사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건, '내 운명'이다 라고 말하는 마음 착한 신나 씨.
손현희
몇 해 앞서 처음 가수 신나를 알고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다가 장애인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인 '좋은 사람들'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봤지요. 이런저런 자료에서 가수 신나는 봉사활동도 매우 많이 한다는 글이 무척 많았답니다.
"봉사활동 단체인 '좋은 사람들'이란 곳에서 활동하신다는 얘기도 봤는데요. 어떤 곳인가요?""아, 그거…. 그건 아마도 제가 평생토록 하고 살아갈 운명과도 같은 것이랍니다.""아, 그럼 남다른 사연이라도 있나요?""그건 말하긴 좀 그렇기는 한데, 아무튼 그분들이 너무 훌륭하시거든요. 그분들이 하는 공연을 보면 정말 감동스럽답니다." 어떤 사연이 있으리란 생각을 하고 궁금하기도 했지만 더 묻지는 않았어요. 인터뷰를 하는 가운데 이어서 결혼 이야기를 물었어요.
"신나 씨, 결혼은 안 하시나요? 혹시 흔히 말하는 노래와 결혼을 하셨나요?""하하하 이 나이 먹도록 결혼을 안 했다면 바보이거나 거꾸로 아주 천재이거나 하지 않겠어요?""아니, 그럼 결혼을 하셨나요?"난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신나씨 얼굴을 봐서는 나이가 마흔이 훨씬 넘었다는 것도 매우 놀랍기도 했지만 제 딴에는 마땅히 아직 결혼을 안 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사실 아까 그 얘기인데요. 작은 아이가 몸이 아파요. 그런데 내 아이처럼 그렇게 아픈 아이들을 위하여 그분들이 거리공연을 하는데 정말 감동이었어요. 또 얼마나 고맙던지 그 뒤부터 저도 같이 '좋은 사람들' 회원으로 함께 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 거랍니다.""아, 그랬군요. 그런 남다른 사연이 있었군요."더 깊게 묻지는 않았지만, 내 자식의 아픔을 공연이라는 활동으로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는 그분들이 고마워서 지금까지 쭉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그의 말이 왠지 가슴 짠하게 들렸습니다. 자기가 지닌 아픔을 이겨내며 자기가 가진 재능으로 봉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답니다.
뒤처진 것 같지만 오래 가는 노래를 부르고파!철쭉 꽃비가 내리면 |
작사.작곡/강신웅 노래/신나 1. 바람의 향기 불어와 철쭉 꽃비가 내리면 잊혀져가는 추억이 있네 빨간 우체통 그곳에 감춰두었던 그 옛날의 사랑이 그리워지네 나 그곳에 가리라 철쭉꽃이 곱게 물드는 산본가는 전철을 타고 옛사랑의 추억을 찾아서 이렇게 그리운 밤에는 철쭉 꽃비가 내린다 수리산역 모퉁이 돌아서 나 그곳에 가리라.
2. 사랑의 향기 불어와 철쭉꽃비가 내리면 잊혀져가는 추억이 있네 낡은 사진첩 그곳에 간직해 놓은 그 옛날의 사랑이 그리워지네 나 그곳에 가리라 철쭉꽃이 곱게 물드는 산본가는 전철을 타고 옛사랑의 추억을 찾아서 이렇게 그리운 밤에는 철쭉 꽃비가 내린다 수리산역 모퉁이 돌아서 나 그곳에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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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나의 2집 음반이 지난 2월에 새로 나왔답니다. <철쭉 꽃비가 내리면>이란 곡인데, 이 곡도 <재회>를 쓴 강신웅 작곡가가 노랫말과 가락을 모두 만든 곡이랍니다. 이 곡도 노랫말이 퍽 예쁘답니다. 달콤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그런 노래이지요. 예쁜 노랫말, 상큼한 가락과 함께 가수의 맑은 목소리와 어우러져서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매우 인상 깊은 그런 곡이랍니다.
새 음반을 발표하고 느낌이나 반응이 어떤지 물었더니, 자기도 몹시 놀랐다고 하더군요. 신나씨가 사는 곳이 경기도 군포시인데, 올 봄에 '철쭉꽃축제'가 이곳에서 열렸답니다. 군포 수리산 도립공원 안에 철쭉동산이 있는데 봄이면 해마다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래요. 그런데 이 축제에서 신나씨의 새 음반 타이틀곡인 <철쭉 꽃비가 내리면>이 소개되면서 도시를 대표하는 노래까지 되었다고 해요. 철쭉 동산에 노래비까지 따로 세워졌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요.
끝으로 앞으로 계획이나 마음가짐들을 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가수 신나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언제까지나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어요. 어쩌면 시대에 뒤쳐진 것 같지만 아주 오래 가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지요.
"가수는 자기가 부른 노래에 따라 삶도 같이 따라간다고 생각해요. 밝은 노래를 부르면 삶도 밝아지고요. 가슴 아픈 노래를 부르면 가수도 따라 그렇게 아픈 삶을 사는 거 같아요. 왜 그 노래 있지요? '산장의 여인'이라는 노래, 그 노래를 부른 가수는 정말 자기 삶도 그렇게 쓸쓸하게 마감했어요.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여러 가수들이 자기가 부른 노래처럼 삶도 그렇게 따라 가는 걸 많이 봐왔어요. 그래서 저는 언제나 밝은 생각을 하면서 노래도 밝은 노래를 하고 싶어요. 어쩌면 시대에 뒤처진 것 같지만 정말 오래 가는 노래를 부르고 싶거든요. 또 내 노래에 책임지는 가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노래로 보답하는 그런 가수 말이지요."잠깐 인기를 따라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그런 노래 말고 지금은 잘 알려지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가수 신나, 역시 그 생각조차도 참으로 멋지고 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러면서 "제 얼굴은 여우인데, 생각은 곰이지요?"하고 크게 웃는 소리가 귓가를 울립니다. 맑고 밝은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오래 앞서 누군가 내 얼굴에는 만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별명 하나를 붙여줬는데 그게 생각이 나네요.
'언제나 맑음 구름 한 점 없음'그 별명을 가수 신나씨한테도 붙여주고 싶네요. 요즘 대중가요들을 볼 때, 내로라하는 가수들도 저마다 그저 인기만 얻으려고 하는 듯 보이는 가락에다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노랫말을 붙여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서 참 많이 씁쓸했는데, 비록 시대에 뒤처질지라도 듣는 사람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 그윽하게 기억되는 그런 노래를 부르겠다는 신나씨의 속 깊고 맑은 맘씨가 느껴져 참으로 흐뭇했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함께 다섯 해가 넘도록 짝사랑 하듯이 그의 노래를 사랑하고 좋아했다는 것도 퍽이나 자랑스럽게 느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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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쭉 꽃비가 내리면 -가수 신나 가수 신나 씨가 올해 2월에 2집 음반을 냈습니다. <철쭉 꽃비가 내리면>이란 곡인데요. 이 곡도 노랫말이 퍽 예쁘답니다. 달콤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그런 노래이지요. 예쁜 노랫말, 상큼한 가락과 함께 가수의 맑은 목소리와 어우러져서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매우 인상 깊은 그런 곡이랍니다. 구미시 금오산 분수광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신곡을 부르는 신나 씨랍니다.
ⓒ 손현희
덧붙이는 글 | 가수 신나 씨의 팬카페인 다음 카페 '신나 위하여'가 있습니다. (http://cafe.daum.net/starshi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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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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