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한 감귤수확한 감귤
김강임
전정가위와 바구니를 들고 감귤을 수확해봅니다. 작은 감귤나무에 어떻게 이렇게도 많은 열매가 달렸는지요. 주렁주렁 달린 열매을 지탱하기 위해 가지들은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봄 햇빛이 잘 들라고 나무를 잘라준 아픔도 있었네요. 초저녁 달빛을 맞으며 유기농 퇴비를 준 적도 있었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장맛비를 맞아 가며 새순에 살충제 뿌린 적도 있었군요. 생각해보니 모두가 발품의 흔적이고 땀방울의 이력입니다. 햇빛이 너무 강한 늦여름에는 일사를 방지하기 위해 한 알 한 알에 검정 스타킹으로 모자를 씌워 주기도 했지요.
그리고 드디어 수확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감귤원을 둘러보는 마음이 왜 이리도 벅찬지요. 수확의 기쁨보다는 힘든 자연환경 속에서도 잘 자라준 감귤나무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알맹이를 잘라 한 입 베어 입에 물어봅니다. 달콤함과 새콤함이 묻어나는 노란 열매, 빨간바구니에는 어느새 한가득 달콤함이 넘쳐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