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수재단은 범죄의 증거이자 장물'"

노무현재단, <부산일보> 사태 관련 "정수재단은 손떼라"... 부산참여시민연대도 입장 밝혀

등록 2011.12.02 14:18수정 2011.12.0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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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정수재단)는 1961년 군사쿠데타 세력이 부산지역 사업가 김지태씨를 부정축재자로 몰아 그 소유의 부일장학회 땅과 언론사를 빼앗아 설립한 재단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랫동안 정수장학회 대표를 맡아왔다. 박 전 대표는 2005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자신의 비서였던 최필립씨가 후임이 되자 실질적 운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수재단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부산일보>가 신문 발행 중단 사태를 빚은 가운데, 노무현재단(이사장 문재인)은 "정수장학회는 당장 부산일보에서 손떼라"고 촉구했다.

노무현재단은 2일 성명을 통해 "참여정부 '진실화해위'의 권고도 무시한다"며 "강탈재산 반환 등 사회환원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일보사.
부산일보사.윤성효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가 '정수재단 사회환원'을 촉구하자, 사측은 이호진 지부장을 해고하고 이를 보도한 편집국장을 징계위 회부했다. 이같은 상황을 담은 신문에 대해, 사측이 제작 중지 결정을 내려 지난 11월 30일 신문이 발행되지 못했다.

정수재단은 <부산일보> 100%, MBC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구성된 '국정원과거사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는 2005년 "부일장학회 헌납사건은 당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의 언론장악 의도에 의해 발생했고 박 의장의 지시로 중앙정보부가 재산헌납을 강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대통령 직속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도 2007년 "부일장학회가 5.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강제헌납됐다"면서 "정수정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국가에 원상회복토록 하고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가가 직접 원소유주에게 손해를 배상할 것 등"을 권고했다.

노무현재단 "편파보도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구조"


노무현재단은 성명을 통해 "부산일보의 경우 정수장학회가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인사권 개입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며 "정수장학회가 부산일보 사장을 선임하고, 그 사장은 다시 편집국장을 뽑는다. 정치편향, 편파보도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노무현재단은 "과거사 청산과 언론개혁에 힘을 쏟았던 노무현 대통령은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사건의 진상규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며 "노 대통령은 '정수장학회 재단은 범죄의 증거이자 장물이다. 정의를 실현하고 뒤틀린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합당한 자격을 가진 유족이나 시민대표들에게 운영권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부산일보 사측이 이호진 언론노조 지부장에 대해 '면직' 결정을 한 가운데, ‘언론장악저지및지역언론공공성지키기 부산연대’는 11월 30일 오전 부산일보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했다. 사진은 부산연대 회원과 조합원들이 사장 비서실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부산일보 사측이 이호진 언론노조 지부장에 대해 '면직' 결정을 한 가운데, ‘언론장악저지및지역언론공공성지키기 부산연대’는 11월 30일 오전 부산일보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했다. 사진은 부산연대 회원과 조합원들이 사장 비서실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윤성효

진실화해위의 권고가 실행되지 않았다고 한 노무현재단은 "이제라도 정수장학회는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진실화해위원회 권고조치를 이행할 것"이라며 "하루 빨리 강탈된 재산을 반환하고,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언론사 지분 역시 사회적으로 환원하여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현재단은 "부산일보 사측은 노조 탄압과 편집권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표의 결단이 요구된다.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해서라도 박 전 대표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조속히 정리하고, 재산의 사회환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박근혜 의원은 입장 표명하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수재단의 사회환원과 편집권 독립을 위한 부산일보 노동조합의 투쟁이 1988년 편집권 독립투쟁에 이은 제2의 편집권 독립운동이라는 것에, 시민단체의 일원으로, 우리는 절대적 지지와 성원,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수재단의 실질적인 지배자이며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즉각적인 입장과 태도를 표명해 주기를 요구한다. 이는 민주언론, 자주언론에 대한 당신의 입장 표명 문제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부산일보 사주 측은 노조위원장과 편집국장에 대한 중징계를 즉각 철회할 것"과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은 신문발행 중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한 사회시민단체는 이날부터 '지역언론의 공공성'을 위해 부산일보사 앞에서 1인시위에 들어갔다.
#정수재단 #부산일보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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