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월출산에 있는 큰바위얼굴. 머리부터 눈, 코, 입, 수염까지 사람과 꼭 닮았다.
이돈삼
학창시절이었다. 아마 중학교 때였던 걸로 기억된다. 당시 교과서에 '큰바위얼굴'이라는 작품이 나왔다. '주홍글씨'로 알려진 작가 너새니엘 호손이 쓰고 피천득이 번역한 단편소설이었다.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바위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났고, 장차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설을 어머니에게 전해들은 주인공이 날마다 큰바위얼굴을 바라보며 꿈과 희망을 키워 나중에 진짜 큰바위얼굴이 된다는….
이 작품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미국 뉴햄프셔주 프랑코니아 주립공원 내 화이트마운틴의 큰바위얼굴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2003년 5월 이 바위가 사라져 버렸다. 비바람으로 인한 풍화와 오랜 침식 때문이었다는 게 당시 전문가들의 조사결과였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마음속의 큰바위얼굴이 무너져 내린 것처럼 아쉬워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큰바위얼굴이 사라져버렸다는 절망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