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산 새해맞이 행사 기원제임진년 초하루 새벽 충남 태안 백화산 정상에서 거행된 '새해맞이 행사' 중 '기원제'에서 진태구 군수가 제상에 술잔을 올리고 있다. 진태구 군수, 정광섭 군의회의장, 김한국 문화원장, 양승복 태안반도태안청년회장이 제관으로 참여했다.
최경자
지난해도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에서 신년 축시를 낭송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태안반도태안청년회'의 부탁을 받고 2010년이 저물어가는 시간에 <토끼의 큰 귀를 갖고, 젓가락이 되자>라는 이름의 축시를 지었습니다. 여러 시간에 걸쳐 시를 다 짓고 났을 때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일찍 좀 알려줄 것이지!"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미 이틀 전에 취소 결정이 났다는 말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그 덕분에 시 한 편 벌었잖아요"라며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나 같은 삼류문사 처지에 시 한 편을 지은 것이 무슨 '벌이'가 되겠습니까마는, 아내의 "시 한 편 벌었잖아요"라는 말은 내게 야릇한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지난해는 신년 축시를 짓기만 하고 백화산 마루에서 낭송을 하지는 못했는데, 올해는 다시 백화산 새해맞이 행사가 펼쳐진 덕에 이른 아침 백화산 꼭대기에서 포효하듯 낭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모두 용꿈을 꾸고, 용이 되자!>라는 이름의 시를 지었습니다. 60년 만에 맞는 '임진년'이라는 이름을 되새겼고, 올해가 '용의 해'임을 깊이 헤아렸고, 또 한미FTA 파고 속에서 치르게 될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의미를 천착하면서 시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강건한 내용의 시를 매우 힘있게, 정말 힘찬 소리로 낭송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