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호 비틀비틀... 돈봉투 공방 확산

홍준표 "2007 대선 경선 때도"... 김종인 "확증도 없이 경솔"

등록 2012.01.11 12:41수정 2012.01.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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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 남소연


'정권 실세 용퇴론'을 두고 불거졌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와 친이계의 갈등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계기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08년 이후 친이계가 승리했던 전당대회만 아니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했던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돈봉투 관행이 존재했다는 의혹이 논란의 핵심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11일 오전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당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뚜렷한 확증도 없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경솔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선경선 돈 선거 의혹'을 제기한 홍준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10일 SBS <8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도 2008년과 재작년 전당대회와 다를 바 없는 조직 동원 선거"라며 "서울로 올라오는 도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람 수를 세보고 돈을 주는 게 관행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와 인터뷰에서도 홍 전 대표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돈봉투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경선 당시 양측의 지지자들이 탄 수백대의 버스가 몰려든 건 돈이 들어간 증거가 아니겠냐"고 밝혔다.

사실상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박 비대위원장도 당내 조직선거, 돈 선거 관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박 비대위원장이 "당헌·당규를 칼같이 지켰다면  한나라당이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대 지도부를 비판한 데 대한 반발로도 보인다. 

홍준표 "2007년 대선 경선도 조직 동원선거"... 김종인 "확증도 없이 경솔한 발언"

a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에 시선집중'에 출연해 'MB정부 실세 용퇴론'을 제기한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에 시선집중'에 출연해 'MB정부 실세 용퇴론'을 제기한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 남소연


김 비대위원은 특히, 홍 전 대표가 "비대위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1인 체제"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비대위를 발족할 때 박 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한 사항이니 어떻게 해석을 해보면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면서도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박 위원장을 따라가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4·11 총선 공천 과정에도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엔 "당을 쇄신한다고 했기 때문에 사건 관련자는 당연히 그렇게 처리돼야 한다"면서 "쇄신과정에서 일부는 불이익을 볼 수 있고 격렬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밀려난다 해도 불가항력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비대위가 친이계를 솎아내는 것 아니냐"는 당내 의혹에 대해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은 보편적으로 친이계 쪽에 가까웠던 사람"이라며 "누가 음모를 해 친이계를 내쫓기 위해서 했다는 것은 너무나 과민한 반응"이라고 일축했다.


김 비대위원은 또 "기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245개나 되는 지역구를 놓고 어느 편을 한꺼번에 쫓아내겠다고 하는 이런 불합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고승덕 의원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폭로 이후 당 일각에서 재창당론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비대위를 왜 만들게 됐는지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비대위 활동을 지켜보고 판단할 일이지 특정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당을 해체하자는 얘기를 하는 건 성급한 반응들"이라고 반박했다.

돈봉투·조직동원 등 '구태 정치' 책임 놓고 계파 갈등 격화될 듯

김 비대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홍 전 대표의 의혹 제기에 대한 비대위 및 친박계의 일반적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에서는 범(凡)친이계로 분류되는 홍 전 대표가 '정권 실세 용퇴론'을 제기한 비대위를 흔들기 위해 '대선경선 돈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고 있다.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이 총체적인 난국을 겪는 상황에서 모두가 할 말이 있겠지만 우선 자기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는 게 중요하다"며 "개인이나 소집단을 우선하는 것은 당을 더욱 어렵게 하는 행동임을 명심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홍 전 대표와 함께 '대선 경선 돈 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원희룡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저는 어느 계파 편을 들거나 어느 계파를 공격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비대위 흔들기' 차원에서 제기한 의혹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가 흔들리면 쇄신도 실패로 끝나기 때문에 비대위를 지지하고 지킬 것"이라며 "비대위야말로 손으로 하늘을 가리거나 계파에 따라 선입관이나 성역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한나라당 #홍준표 #김종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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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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