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병원 모습.
남소연
특히 한미FTA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한국 의료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수준의 법제도 개선을 최소화하고 둘째, 건강보험 보장성과 의료시스템 적정 규제를 통한 의료의 공공성을 빠르게 강화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표는 의료개혁을 요구하는 집단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며, 선거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 등 대자본이 의료산업에 대거 진출하면서 건강보험을 일부 강화하는 정도의 양보와 의료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을 동시에 정치권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다. 이미 인천 송도 등에서는 고용창출, 신사업육성 등을 근거로 영리병원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에는 건강보험 등 공적 영역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적 경제발전과 문제발생영역의 복지 확충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정책을 추진하면서 겪은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특히 의료산업분야에서 서비스 공급영역의 민영화와 보장영역의 공공화는 양립불가능한 목표이며 실제로는 의료상업화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병의원, 의료보험 각 영역의 공공성을 일정 수준 확보하지 않으면서 일부 보장성만을 강화하자는 주장의 한계를 명확히 하고 본격적인 의료시스템 개혁과 보장성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삼성, 의료 산업에 본격 진출 예정삼성에서는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U-Health(유비쿼터스 기술과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대비한 의료기기 영역, 영리병원, 건강증진사업 등이 그 핵심 내용으로 총 2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에 2조10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제약 산업과 연구개발 시설을 만들 계획이고, 세계적인 바이오제약업체인 미국의 '퀸타일즈'와 자본금 3000억 원의 합작사를 설립, 2012년까지 삼성전자가 40%, 삼성에버랜드 40%, 삼성물산 10%, 퀸타일즈 10%의 지분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바이오위탁생산시설을 세울 예정이다. 정부 역시 FTA에 대한 대응으로 바이오, 천연물 의약품 영역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회사들이 신제품 개발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미래성장영역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시밀러 영역은 실제로는 제품개발이 쉽지 않다. 특허만료기간이 다가오고 있고 기존 화학품 약에 비해 복제약의 가치가 높게 인정된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가능성에 투자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허가기준을 매우 높게 두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우려된다.
따라서 의료산업화는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제약, 의료기기 산업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발달보다는 의료서비스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영역의 산업화는 매우 진척이 되어있으며 오히려 지나친 상업화로 인한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제약산업과 임상시험위탁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종 규제 완화 및 약가 인정을 추진하고 있어 국민들의 안전과 호주머니를 위협해 자본의 이윤창출을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
의료산업은 제약, 의료기기 등 핵심 제품개발과 지적재산권 보유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육성과 그를 실제 현실에서 사용하는 의료서비스분야로 크게 대별된다. 우리나라는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의 수출, 기술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이며, 반면 의료서비스 시장은 매우 발달해있다. 특히 각종 규제의 완화로 신약과 의료기기의 도입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으며 다국적 제약회사와 의료기기회사의 임상연구기지의 역할마저 수행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의료기관 무한 경쟁 및 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