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에도 나이테가 있다고?

[서평] 팔딱팔딱 바닷물고기 이야기

등록 2012.02.17 15:55수정 2012.02.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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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팔딱팔딱 바닷물고기 이야기 책표지

팔딱팔딱 바닷물고기 이야기 책표지 ⓒ 강정민


이 못생긴 녀석들이 전복이랑 게를 주로 먹는단다. 완전부럽다. 게는 가끔 먹지만 전복은 진짜 먹지도 못하고 가격 구경만 하는데, 그 비싼 전복을 돌돔과 혹돔이란 물고기가 먹는단다.

"못생겨 가지고 입만 고급이야!"


나도 못 먹는 전복을 물고기들이 먹는다는 글에 갑자기 빈정이 상한다. 그런데 이 녀석들 가격은 얼마일까? 그리 비싼 전복을 먹었으니, 전복보다 비싸야 할 텐데 몸값을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전복 따는 해녀들 처지에서는 이 녀석들이 얼마나 못마땅할까? 웃음이 나온다.

a 돌돔과 혹돔 비싼 전복과 게를 먹는 돌돔과 혹돔

돌돔과 혹돔 비싼 전복과 게를 먹는 돌돔과 혹돔 ⓒ 강정민

보리출판사의 세밀화로 그린 우리 바닷물고기 시리즈 5권인 <팔딱팔딱 바닷물고기 이야기> 책에 나온 내용이다.

이 책의 조광현 선생님이 그림을 그렸고 명정구 선생님이 글을 썼다. 보리출판사는 꾸준하게 세밀화 책을 내고 있다. 보리에서 나온 세밀화 책 중 많이 알려진 책은 <동물도감>과 <식물도감>이다. 세밀화로 도감을 만드는 일은 사진으로 도감을 만드는 것보다 몇 배의 정성이 들어간다. 세밀화 도감은 사진으로 된 도감보다 친밀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그런 보리출판사의 노력과 정성이 이 책에도 담겨 있다.

이 책은 도감처럼 물고기들의 종류를 나열한 책은 아니다. 책은 물고기가 사는 지구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지구에는 등뼈가 있는 동물이 3만 종이 살고 있고, 이 중 물고기가 2만 종이란다. 그리고 나머지 만 종은 땅이나 하늘에 사는 동물이다. 책을 읽어 보니 물고기 종류가 정말 많은 것 같다. 2만 종의 물고기 중에서 바다에 사는 바닷물고기가 60%다. 나머지는 40%는 민물고기다. 아직도 바다 깊은 곳에는 우리가 모르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 

바닷물고기가 어떻게 진화하였을까? 책에서는 바닷물고기가 언제 나타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려준다. 전체 진화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바닷물고기 진화를 설명하고 있다. 물고기는 뼈의 강도를 기준으로 두 종류로 나뉜다. 뼈가 물렁한 물고기와 뼈가 단단한 물고기. 그런데 무서운 상어류가 뼈가 물렁한 물고기에 속한단다. 의외다.


이 책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물고기 눈에 대한 설명이다. 물고기는 눈을 감을 줄 모른단다. 그래서 잠을 잘 때도 눈을 뜨고 잔다. 그러고 보니 내가 먹은 어떤 물고기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눈이 한쪽으로 쏠려 웃기게 생긴 넙치는 왜 그런 눈을 가지고 있는 걸까? 설명을 읽어보니 넙치나 도다리같이 바닥에 붙어사는 물고기는 눈이 몸 한쪽에 쏠려있단다.

a  넙치 눈이 한쪽으로 쏠려 웃기게 생긴

넙치 눈이 한쪽으로 쏠려 웃기게 생긴 ⓒ 강정민


a 까치상어 코  까치상어의 코는 꼭 화난 눈처럼 보인다. 홍어의 콧구멍도 눈처럼 보인다.

까치상어 코 까치상어의 코는 꼭 화난 눈처럼 보인다. 홍어의 콧구멍도 눈처럼 보인다. ⓒ 강정민


콧구멍에 대한 설명도 웃긴다. 까치상어의 코는 꼭 화난 눈처럼 보인다. 홍어의 콧구멍도 눈처럼 보인다. 황복의 앞니는 얼마나 튼튼한지 딱딱한 게나 새우를 씹어 먹는다고 한다. 생긴 것은 그렇게 무시 무시하게 안 생겼는데 생긴 것과 달리 무서운 이빨을 가졌다. 그리고 물고기에도 나이테가 있단다. 이 나이테를 세어보면 몇 살인지 알 수 있다는데…. 나는 정말 처음 알았다. 물론 물고기 나이테의 비밀은 책 속에 다 나와 있다.


"물고기들이 짝짓기를 할 때가 되면 몸빛이 달라지는 물고기도 있어. '혼인색'이라고 해. 암컷과 수컷 몸빛이 다른 물고기도 있고, 어릴 때랑 다 컸을 때랑 몸빛과 무늬가 달라지는 물고기도 있어." -39쪽

색이 변하는 경우는 보호색만 알고 있었는데, '혼인색'도 있다니 새롭다. 아직도 알지 못하는 물고기들이 깊은 바닷속에 있다니 그 속에는 어떤 물고기가 있을지 궁금하다. 앞으로도 이렇게 세밀화로 그려진 과학책이 많이 나왔으면 참 좋겠다.

팔딱팔딱 바닷물고기 이야기

조광현 그림, 명정구 글,
보리, 2012


#보리 #세밀화 #바닷물고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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