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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아침 햇살이 고루 퍼진 때 헤이리 참나무골을 한 바퀴 돌았다.
간밤에 내린 봄비로 땅은 촉촉하고 갯버들 솜털은 흠뻑 젖었다. 눈높이의 갯버들에 정신이 팔렸다가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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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에 솜털이 젖은 갯버들 ⓒ 이안수
발밑에 초록색 새싹이 갈색 낙엽 사이로 얼굴을 불쑥 내밀고 있었다. 때를 기다리던 산마늘이 봄비의 부추김으로 일제히 움을 틔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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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새순을 낸 산마늘 ⓒ 이안수
적당한 봄비는 산마늘뿐만 아니라 쑥과 토끼풀, 제비꽃을 더불어 신명나게 했다.
또 한 번 놀라운 광경을 발견했다. 냉이꽃이었다.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의 냉이가 좁쌀보다도 작은 꽃을 달고 있었다. 헤이리에서 올해 들어 처음 만난 들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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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리에서 올 봄 처음 목도한 들꽃인 냉이꽃 ⓒ 이안수
'올봄 처음 만나는 들꽃이 무엇일까'가 늘 궁금했다. 기다림이 길었던 탓인가 지름 1mm의 냉이꽃과의 해후는 차라리 감격이었다.
주말의 헤이리는 방문객들로 붐빈다. 여린 냉이꽃이 다칠까봐 어제 깨금발로 다녔던 그곳에 검은 봉지를 든 두 아주머니가 있었다. 각각 칼과 호미를 쥔 두 사람은 봄나물을 찾고 있었다. 어제 봄비를 이고 있던 쑥의 밑동이 칼에 잘리고, 새끼손가락 길이의 절반만한 잎과 꽃대를 가진 냉이는 꽃을 피운 지 하루 만에 뿌리째 호미로 뽑혀 검은 봉지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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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물을 찾아나온 여인들 ⓒ 이안수
냉이꽃의 꽃말은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이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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