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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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전교조 교사 급훈으로 정했다는 김정일 어록이란 무엇일까요? "오늘을 위한 오늘을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자."입니다. 솔직히 이 말만보면 굉장히 좋습니다. 김정일 어록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말은 김일성 왕조를 추종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붉은 색깔을 칠해버립니다.
<조선> 보도는 명백한 오보 <조선>은 기사에서 "'김정일 어록' 급훈으로 내건 전교조 초등교사"에서 "김정일이 한 말이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 급훈으로 걸려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보안국은 지난 1월 중순 전교조 소속 최모 교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면서 인천 동구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 문구로 된 급훈을 압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정도 글을 가지고 붉은 덧칠하는 것도 문제지만 급훈으로 정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오마이뉴스>는 14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최 아무개 교사는 물론 해당학교 교사들은 "우리 학교는 급훈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김정일 말을 급훈으로 정했다고 보도할 수 있느냐"면서 "명백한 오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습니다.(김정일 어록이 급훈?..."급훈 자체가 없었다" - 오마이뉴스)
최 아무개 교사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급훈을 교실에 걸지 않았고 학생들에게 급훈에 대해 얘기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사는 "아마도 국정원이 복도에 걸어놓은 학급 안내판의 글귀를 갖고 문제를 삼는 것 같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목사도 "내일을 향한 오늘을 살자"라고 했는데<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 말을 서울 소망교회 한 목사가 1983년 10월 21일자 <동아일보>에도 썼고, 지난 해 12월 11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교회가 올려놓은 설교 동영상의 제목도 "내일을 향한 오늘을 살자"였다고 합니다. 그럼 이 말을 한 목사도 붉은 덧칠을 해야할까요? 사상의 의심을 받아야 할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조선일보>의 붉은 덧칠은 처음이 아닙니다.
<조선> "ebs강사가 수상해"라며 붉은 덧칠을 했는데 성공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