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무렵 시장 풍경.
엄지원
강원도 원주가 로컬푸드 운동의 '성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농산물 공급의 단계를 줄여 농민에게는 정당한 몫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지역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로컬푸드 운동이 주목한 것은 원주 '농업인 새벽시장'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원주 새벽시장은 농민들이 새벽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싼 가격에 판매한다. 판매는 원주 25개 면·동의 '새벽시장 농업인협의회' 소속 농민들만 가능하며, 현재 43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새벽시장은 1년 중 본격적으로 농산물 출하가 시작되는 4월 말 개장해 김장이 끝나는 12월 중순까지 운영된다. 매년 24만 명 가량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농업인협의회는 장터에서 판매되는 모든 농산품에 생산자와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불량 농산물은 '즉시 리콜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 장치보다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은 시장에서 직접 만나는 생산자의 '얼굴'이다. 10년 넘게 직거래장터에서 농산물을 팔고 있는 농업인 심금순(52)씨는 "소비자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