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사태..."먹을 거 서로 먹겠다고 난리"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토론회..."나만 옳다는 사람 공당에 있어서는 안 돼"

등록 2012.05.31 19:10수정 2012.06.0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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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입법조사처 회의실에서 열린 '2012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1차 토론회'에 참석해 당내 패권주의와 진성당원제, 폐쇄적 조직문화와 권위적 소통문화 등의 성찰과 대안 마련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입법조사처 회의실에서 열린 '2012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1차 토론회'에 참석해 당내 패권주의와 진성당원제, 폐쇄적 조직문화와 권위적 소통문화 등의 성찰과 대안 마련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당권파가) 다수파에서 소수파가 되는 순간, 민주질서는 사라졌다. 당원이 당 대표를 폭행하는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패권의식이고 민주적 운영원리에 대한 몰이해다. 비례대표 부정경선에 대한 대응만 봐도 정파의 논리를 앞세우는 종파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를 '당원'의 이름으로 합리화시키려 했다."

박원석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이후 불거진 당의 패권주의에 대해 이 같이 비판했다. 당이 '새로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대안을 모색하자는 토론회에서다.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새로나기 특위 주최 '민주주의와 소통, 통합진보당 혁신을 위하여' 토론회에서는 당내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이 계속됐다.

a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 ⓒ 유성호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17대 국회 때 10명의 의석을 받은 것이 오늘날 문제의 근본"이라며 "먹을 게 생기니 서로 먹겠다고 난리치는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분당 이후 비대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당의 빚이 50억 원에 달했고 CNP그룹(이석기 의원이 운영한 홍보회사)에 진 빚이 20억 원이었다"라며 "CNP 관련 당직자들을 대기발령했는데 나중에 다시 복직됐다, 그때 정리됐으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공동대표는 "당의 리더십이 정치적 무능력 상태에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한 유일한 실체인 혁신비대위가 단호한 리더십을 발휘해 비당 행위자에 대해 단호한 징계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진보 정치도 주관적 선의를 객관적으로 실현 시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당 혁신의 최대 과제"라고 진단했다. 정치라는 영역 안에서 진보를 작동시킬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연욱 전 민주노동당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은 "합법 정치 영역에서 '운동'의 체질이 개선되지 못해서 나타난 진통의 과정"이라며 "일상적 소통의 부재가 통합진보당의 현재 문제로 나타났다, 합법적 진보운동을 하며 국민과 일상적인 소통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진보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상식 통하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이야기... 명확히 분리해야"

당내 패권주의의 주범으로 떠오른 '정파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오유석 대표는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이야기할 수 있겠냐, 이제는 그 지점을 명확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진보가 죽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절차적 민주주의를 따르지 않는 세력과 결별을 고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상훈 대표는 "낡은 구조 위에 서 있는 현재의 정파구조는 좋아지기 어렵다"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정파 질서를 만들 미래 지향적 의견그룹으로의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 당을 새롭게 한다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기 정파에 대해 지나치게 헌신하려 하고 규범적 판단을 못하게 하는 '무규범적 가족주의'가 혁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세력에 대한 '축출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사태를 '주사파 척결론'으로 보는 견해는 비판해야 한다"며 "종북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난무하는 것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석 위원장은 "정파를 없앨 수는 없다, 이를 긍정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게 핵심"이라며 "정파를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해 정파의 실체와 책임을 연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a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입법조사처 회의실에서 열린 '2012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1차 토론회'에서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입법조사처 회의실에서 열린 '2012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1차 토론회'에서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나만 옳다고 외치는 사람이 공당에 있어서 안 된다, 이제 국민의 눈높이 맞추지 못하는 진보정치는 용납될 수 없다"라며 "당은 심장을 떼어 내는 각오와 결의로 당을 바꿔 나가야 한다, (이날 토론회가)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에 뭘 할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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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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