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없는 통진당, 정권교체 걸림돌"

3차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연속토론회... "재창당해야 노동정치 되살려"

등록 2012.06.07 21:34수정 2012.06.07 21:44
0
원고료로 응원
a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12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3차 토론회'에서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통합진보당과 노동정치-노동자 정치세력화 15년의 성찰과 과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12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3차 토론회'에서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통합진보당과 노동정치-노동자 정치세력화 15년의 성찰과 과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 유성호


통합진보당이 비정규직을 포함한 다수 노동자를 대변하지 못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이해관계만 반영하는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실패했다",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아니면 노동정치를 되살리기 어렵다" 등의 냉혹한 평가가 많았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3번째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연속토론회'가 열렸다. 당내 민주주의와 종북 논란을 다룬 1·2차 토론회에 이어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통합진보당과 노동정치'라는 주제로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의 관계 설정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의 기반 위에서 출발했고,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당원의 절반가량이 민주노총 조합원일 정도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기대 접은 비정규직 집단 탈당... 재활용할 수 있겠느냐"

2007년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시켰던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 출신의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2010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 파업 당시 많은 문제를 보였던 이경훈 전 노조위원장이 4·11 총선에서 비정규직의 극렬한 반대에도 울산 남구갑의 예비후보로 인정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직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는 정당이 어떻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 대단히 오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라며 "최근 기륭전자나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등 주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 탈당했다"고 덧붙였다.

이남신 소장은 "부실하고 문제가 많지만 사내하도급 관련 법안을 낸 새누리당이나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을 비례대표 후보 상위순번에 배치한 민주통합당에 비해, 통합진보당이 노동문제에 더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조직 비정규직 문제는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이 거의 공범 수준으로 잘못을 해왔다, 비정규직 문제는 더 이상 진보정당 내에서 입지를 갖기 어렵게 됐다"며 "과연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을 재활용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조성주 전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도 "통합진보당은 오직 민주노총에만 요구하고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 기득권유지를 위해 노동의 확장을 미루는 비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청년유니온 계획을 처음 당 노동위원회에 제출했을 때 거부 당해서 외부에서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도한 "전신 한나라당을 포함한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은 청년유니온을 만나고자 했지만, 통합진보당은 만나자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에 앞서 민주노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호규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조합원들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경비원 임금을 줄이거나 (경비원을 덜 채용하기 위한) 폐쇄회로카메라(CCTV)를 설치하자고 한다"며 "민주노총과 조합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창당만이 당내 노동정치 되살릴 수 있다"

토론자들은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주문했다. 이상호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합진보당은 2012년 12월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살을 도려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몇몇 비례대표 의원·후보의 제명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항래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장은 "노조 출신들이 당 회의 때 보통 국민이 쓰는 말이 아닌, 매우 전문적인 용어를 쓰고 있는데, 고쳐야 한다"며 "노동조합과 소통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신 소장은 "당 비례대표 후보에 비정규직이 없었다"며 ""실질적인 재창당만이 당내 노동정치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현장을 중심으로 한 철저한 반성들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노총 1기 정치세력화가 실패했다고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의미있는 민주노총 역할이 있었다, 성과는 성과로 남기고 비판받는 부분은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과 노동정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2. 2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3. 3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4. 4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5. 5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