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민-엄재용 8월 화촉... "결혼한다고 뭐 달라지나요?"

[인터뷰] 8월 21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서 화촉 밝히는 황혜민-엄재용 커플

등록 2012.07.02 13:22수정 2012.07.0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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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울 강동구 유지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인터뷰 중인 황혜민과 엄재용 커플. 결혼을 앞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수줍은 듯 행복해 보인다.

서울 강동구 유지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인터뷰 중인 황혜민과 엄재용 커플. 결혼을 앞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수줍은 듯 행복해 보인다. ⓒ 문성식 기자


내달 21일 결혼하는 황혜민-엄재용, 국내 최초 현역발레 부부

아름다운 발레 커플 황혜민-엄재용이 오는 8월 21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화촉을 밝힌다.


국내 현역 발레 무용수로는 최초로 부부가 되는 두 사람은 결혼을 하면 현역으로 뛰고 있는 발레 최초 커플이 되는 셈이다. 황혜민이 선화예고 1년 선배, 엄재용은 1년 후배로 서로 오래 알았고, 각자의 유학길로 잠시 헤어졌지만 귀국 후 유니버설 발레단에 입단하면서 엄재용의 고백으로 1년 후 황혜민이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었고, 커플로 10년간 지내왔다.

집 마련, 혼수 등 모든 준비가 끝난 지금 시점에 이들은 결혼 전 마지막 공연이 될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연습에 여념이 없다. 공연 후 3주간 휴가기간에 나머지 집 정리를 하고, 몰디브에서 4박 6일의 꿀맛 같은 신혼여행을 보내게 된다.

- 안녕하세요. 우선 두 분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황혜민-엄재용 : "감사합니다."

- 두 사람 결혼 소식으로 인터넷도 아주 떠들썩하다. 결혼식 준비로 바쁠 것 같다.
재용 : "결혼식 준비는 일찍부터 시작해서 거의 다 준비되었다. 집도 정해졌고, 가구 등 혼수만 조금 더 하면 되는 상황이다."

- 두 사람은 처음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재용 : "혜민씨가 선화예고 1년 선배이다. 그때부터 외모나 춤 실력이나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혜민 : "재용씨가 나를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사귈 시기가 좀 아니었다고 생각했었다. 2002년 유니버설 발레단 입단 후 1년 후인 2003년 그를 받아들였다."


a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 무용수 황혜민. 결혼을 앞두고 들뜬 모습이 역력하다.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 무용수 황혜민. 결혼을 앞두고 들뜬 모습이 역력하다. ⓒ 문성식 기자



- 두 사람이 커플로 많은 작품을 해왔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혜민 : "우리 둘은 좋아하는 작품이 서로 같다. <오네긴>과 <지젤>을 좋아한다. 둘이서 <오네긴> 할 때, 2009년도에 처음 했는데 정말 좋았다."
재용 : "시기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오네긴>을 만났다. 만약 더 젊었을 때 만났으면 아마 감정 표현에서 잘 안 되었을 것이다. 2009년에 우리는 커플로서 한창 감정도 무르익고 나이도 30대에 접어들어 감정표현이 훨씬 쉬웠다. 오네긴은 서정발레, 드라마 발레로 성숙한 내면연기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솔로로서의 테크닉과 함께 연기적인 요소와 작품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정말로 필요하다."
혜민 : "드라마 발레로서 <오네긴>은 1막부터 3막까지 오네긴과 타티아나가 끌고 가야하는 데, 특히 여주인공인 내가 끌고 가야 한다. 연기를 함으로써 관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발레연기를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지젤>은 두 사람에게 어떤 작품인가?
재용 : "<지젤>은 내가 발레를 시작하게 해 준 작품이다. 어릴 적 <지젤> 비디오를 보고 매료되어 발레를 시작하였다. 그 때 주역 무용수가 바르시니코프이다. 워낙 전설적인 무용수이다. 롤 모델이라기보다는 선망의 대상이다. 몸이 일반 무용수와는 다르다. 항상 내 발레 인생의 시작과 끝은 '지젤'이라고 이야기한다."
혜민 : "발레단 입단 후 얼마 안 되서 <지젤>을 하게 되었다.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의 지젤이 어렸을 적 나의 이미지와 잘 맞았던 것 같다. 때문에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지젤은 음악만 들어도 아직도 좋다."   

- 기억에 남는 순간의 공연이 있다면?
재용 : "역시 <오네긴>이다. 오열하면서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그 여운 때문에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대목에서 관객의 호응도 좋았다. <오네긴>은 2009년과 2011년에 두 번 공연하였는데, 2011년에는 무릎 관절 수술 후에 복귀 작품이 되었다. 그때에도 감정이 복받쳐 공연이 끝나고 울었다."

a  8월의 신부를 맞이하는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엄재용.

8월의 신부를 맞이하는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엄재용. ⓒ 문성식 기자



- 은퇴작이 <오네긴>이 되도 좋겠다.
재용 : "아니다. 은퇴작은 내 마음에서 변함없이 <지젤>이다. 남자 무용수에게 지젤은 테크닉적으로 힘든 작품이다. 만약 오네긴이 은퇴작품이 된다면 테크닉 면에서는 40세 중반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젤>의 화려한 테크닉으로 은퇴작을 할 생각이다."

"결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현실에 충실하자'"

- 작년에 발레 열풍이 불었다. 영화 <블랙 스완>을 보면 주인공의 엄마는 자신이 결혼과 임신으로 포기한 꿈을 주인공에게 요구한다. 이제 결혼을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혜민 :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나는 결혼한다고 해서 발레를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발레단에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오신 헬레나 선성님이라는 분이 있다. 지젤공연도 하고 40대 중반이신 분인데도 아직도 <지젤> 공연도 하시며 여전히 무용을 하신다. 그분이 내게 '나는 애기 놓고 바로 지젤도 했다'고 말씀해주신다. 지금 나이에도 아이를 갖고 싶어서 시험관 아기도 시도했다고 말씀하시더라. 동양사람과 서양사람 몸이 다르니까 조금 다른 측면이 있겠지만, 춤 출 수 있을 때까지 하고 나중 걱정은 나중에 하면 된다."

- 최근 한 TV프로에서 강수진씨가 시험관 아기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두 사람 자녀계획과 미래계획이 어떠한가?
혜민 : "아니 결혼을 한다고 무대에서 당장 떠나는 것이 아니잖은가. 몸 관리하기에 다르겠지만 지금과 똑같이 무대에서 춤을 출 것이고, 앞으로 적어도 5년 이상 춤을 출 것이다. 언니들도 '넌 아무 문제 없어. 애 놓고 당장 돌아와서 춤춰도 돼'라고 이야기 하신다(웃음)."

- 그렇다면 두 사람 각자 향후 계획은?
재용 : "나나 혜민이나 지도자로서 무용수로서 향후 계획이 있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야기 하듯이 '현실에 충실하자' 주의이다."

- 무용수 커플이라서 좋은 점이 있는지.
재용 : "여기 있는 상황, 스트레스를 아니까 서로 공감할 수 있고, 토닥 거려주는 것이 좋다."
혜민 :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다. 일요일도 만난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하루만 안 만나면 불안하고 그랬다."

- 그러면, 또 늘 같이 있어서 힘든 점은 없는지.
혜민 : "우리는 싸우지도 않고, 사실 재용씨가 많이 받아준다. 사귄지 오래 되면서는 또 다른 믿음과 신뢰가 생겼다. 재용씨는 무조건 다 받아준다. 그래서 고맙다."
재용 : "내가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다 받아주고 혜민씨 편만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중간적 입장에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의견을 내기도 한다."

- '내 남자, 내 여자'라서 좋은 점 자랑 좀 해달라.
혜민 : "재용은 착하다. 나는 못됐지만(웃음). 예를 들면 내가 투덜대거나 힘들 때도 받아준다. 같은 발레계열에 있으니까 서로 이해가 되고."
재용 : "혜민은 순수하다. 이만큼 이 위치에 오게 되면 거만해질 수도 있는데도 몸이 무척 아픈 날에도 '오늘 연습을 쉬어도 되나? 선생님께 혼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는 모습에서 순진함, 순수함을 느낀다."

a  지난 2011년 지젤 공연의 엄재용-황혜민.

지난 2011년 지젤 공연의 엄재용-황혜민. ⓒ 유니버설 발레단



- 이번 캐내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전 버전들과 무엇이 다른가? 또 주요 하이라이트는?
혜민 : "지난번 유니버설이 했던 올레그 비나그라도프 버전보다 이번이 더 기대할 만하다. 작년 국립발레단의 마이요 버전은 맨발로 하고 슈즈 신고 하는 완전 현대 무용, 모던 발레이다. 이번 맥밀란의 것은 클래시컬 <로미오와 줄리엣> 버전 중에 가장 아름다운 발레이다. 로미오와 머큐쇼, 티볼트, 벤볼리오의 화려한 테크닉을 기대하셔도 좋다. 또한 1막 마지막의 발코니 파드되가 하이라이트이다." 
재용 : "'클래식' 테크닉을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 발레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과 드라마,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워낙 드라마 발레이지 않는가."

- 서로 배우자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혜민 : "솔직히 청소하고 밥하는 집안일을 베스트하게 잘할 자신은 없다(웃음)."
재용 :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지. 결혼을 했다고 해서 생활이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하나 한 집에 사는 것이 달라지지. 우리 둘이 10년간 같이 지내온 것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동생처럼. 그렇게 지내게 될 것이다. 바뀌는 것은 단지 한 울타리 한 집에서 사는 것 뿐이다. 사실 우리는 사귄 후 서로 떨어져 본 시간이 일주일도 안 된다."
 
- 결혼을 앞둔 소감과 포부 한 마디씩 부탁한다.
혜민 : "이제 연인에서 진짜 부부가 되어서 춤을 추게 된다. 달라질 건 없지만, 오히려 연기가 성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결혼 전 마지막 <로미오와 줄리엣> 작품이라 조금 더 열정을 쏟고 기대가 된다."
재용 : "나도 똑같다(웃음)."

- 마지막으로 두 사람 각자에게 발레란?
혜민 : "직업. 내가 좋아서 하는 내 인생이다."
제용 :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나에게 발레는 '숨'. 호흡과도 같다. 은퇴를 하더라도 발레의 영역 안에서 죽을 때까지 할  것이다."  

오랜 기간 연인으로 무대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아껴 왔던 만큼 이제 한 울타리에서 함께 할 그들의 모습에서 에너지가 느껴진다. '행복의 에너지'. 더욱 성숙해질 그들의 춤이 기대된다.

한편, 황혜민-엄재용의 결혼식 전 마지막 무대가 될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예술의 전당에서 오는 7월 7일~14일 공연된다.

a  오는 8월 21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화촉을 올리는 엄재용-황혜민 커플.

오는 8월 21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화촉을 올리는 엄재용-황혜민 커플. ⓒ 문성식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www.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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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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