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배려치 않는 경기도청의 주차행정

복잡한 주차장 속 드넓은 공터가 운동장?

등록 2012.07.17 11:26수정 2012.07.17 11:26
0
원고료로 응원
수원에 있는 경기도청의 민원인 주차장은 평일에도 민원인은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주차장이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는데다 주차된 차들이 협소한 공간에 끼워 넣기 식으로 주차하고 있어 통행조차도 어려워한다. 특히, 운전이 미숙한 운전자는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뒤로 후진하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한다.

하지만 빼곡하고 복잡한 주차장의 한가운데에는 드넓은 공간이 아무런 이용도 없이 비어있다. 그 넓은 공간에는 듬성듬성 잔디가 심어 있고, 가장자리에는 띠를 쳐 놔서 들어가지 못하게 해 놓았다. 민원인의 주차장이 주차는 물론 통행도 힘든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볼썽사나운 풍경이다.

a 경기도청 민원인 주차장 민원인 주차장의 복잡함 속에도 주차장 가운데는 공터는 텅 비어 있다.

경기도청 민원인 주차장 민원인 주차장의 복잡함 속에도 주차장 가운데는 공터는 텅 비어 있다. ⓒ 이경관


주차장 가운데 비어 있는 공간의 용도를 전화로 물어보니, 수원 경기도청 관계자는 "그 공간은 운동장이고 도민들이 가끔 운동장에서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한다"고 말했다. 또 기자가 방문했을 때 이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운동장 주위에 띠를 쳐 놓는 이유를 묻자 "평소에는 잘 이용하지 않지만, 주말에는 가끔 도민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원 경기도청의 운동장은 빼곡한 주차장 중앙에 있다. 도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나 무더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명목으로는 도민의 편의를 위한 공간이라고 하지만, 도청의 복잡한 주차장 한가운데 운동장이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거니와 주차장이 이미 주차장의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잘 이용도 하지 않는 공간을 버젓이 비워 두는 도청의 행정도 납득하기 어렵다.

a 경기도청 민원인 주차장 속 운동장 사방으로 주차되어 있는 공간 가운데 운동장이라는 곳은 민원인의 출입을 막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경기도청 민원인 주차장 속 운동장 사방으로 주차되어 있는 공간 가운데 운동장이라는 곳은 민원인의 출입을 막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 이경관


복잡한 도청의 주차 시설이 민원인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민원인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또 있다. 건물 한켠에 버젓이 검은색 고급승용차만 주차되어 있고, 10여 대도 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비어 있지만, 주차 금지 장애물로 막고 있는 것이다.

도청 관계자는 그 공간에 대한 용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관용차 주차 공간"이라고 밝혔다.

기자는 다시 물어보았다.


"관용차면 도청 업무를 보는 차량도 있어야 하는데, 검은색 승용차뿐 그 어디에도 공무수행이라고 써있는 차는 볼 수 없었다, 도청 간부들 전용 주차장이 아니냐."

기자의 반문에는 관계자는 "때마침 급한 업무들을 보느라 도청 관용차가 없었던 것 같다"며 "도청의 공무수행 소형차들도 그 공간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a 복잡한 민원인 주차장과는 대조적인 알수 없는 주차장 민원인 주차장이 차량이 움직이지도 못할정도로 복잡한 반면 빈 주차 공간에는 고급 승용차들만 주차되어 있다.

복잡한 민원인 주차장과는 대조적인 알수 없는 주차장 민원인 주차장이 차량이 움직이지도 못할정도로 복잡한 반면 빈 주차 공간에는 고급 승용차들만 주차되어 있다. ⓒ 이경관


도민의 편의를 먼저 생각해야 할 도청에서 민원인들의 복잡하고 불편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선행되지 않고, 운동장이라는 명목으로 공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수원 경기도청의 민원인을 배려치 않는 주차 행정이 아쉬울 따름이다.
#경기도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가슴이 가야할 곳을 현실이 막는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