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월요미사' 장면'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7월 2일부터 덕수긍 대한문 앞에서 '월요미사'를 시작했다.
전재우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꼬박 1년 동안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서울을 갔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거행된 '천주교 월요 시국기도회 - 거리미사'에 매번 참례하면서 미사 전의 묵주기도 주송을 도맡기도 했다. 전국 각 교구와 여러 수도회의 많은 신부님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건물 없는 세계 최대 교회'의 신도회장이 된 형국이었다.
그 미사를 일단 접게 되어 매주 월요일 서울 가는 일이 중단된 후로 나는 이상한 공황 현상을 겪어야 했다. 한동안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정서교란을 감내해야 했다. 그동안 제주도 강정엘 한 번 갔다 왔지만, 암 투병을 하신 89세 모친을 모시고 사는 처지에서 다시 제주도를 가기는 어려워 이상하게 죄의식을 안고 사는 기분이었다.
그러던 차에 7월 2일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매주 '월요미사'가 봉헌된다는 연락을 접하게 됐다. 뛸 듯이 기뻤다. 먼저 전화가 오고 메일이 왔다. 메일 내용은 내 마음을 지레 뜨겁게 만들었다.
제주 강정은 여전히 눈에 밟히고, 아직 가보지 못한 콜트콜텍과 밀양, 영덕 등 여러 곳이 우리의 순례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 모든 호소를 담아 이제 대한문으로 갑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죽음을 분향하는 그곳에서 용산 남일당부터 제주 강정에 이르는 죽어가는 모든 것들의 절규를 귀담아 들으며 기도하기로 하였습니다. 7월 2일부터 시작되는 월요미사는 대한문 앞에서 봉헌되며 시간은 오후 6시 30분입니다. 목 타는 대지에 물을 적시려고 기약도 없는 바위에 구멍을 뚫는 심정으로 달려오실 줄 믿습니다. 나는 노친께 착실히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했다. 제주 강정은 당일치기가 불가능한데다가 하루 갔다가 다음날 돌아오는 것도 미안한 일이어서 가지 못하는 대신 서울은 당일치기가 가능하니 대한문 앞 미사에는 매주 참례할 뜻을 표했다.
그리고 2일 오후 집을 나서기 전에 노친께 매일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홍경천차, 홍삼 엑기스, 바이오 기공수, 마늘 환 등을 식탁에다 내놓고 시간 맞춰 드시도록 이르고는 학교에 있는 아내에게도 전화하여 소소한 부탁들을 했다. 노친도 아내도 이미 익숙해져 있는 일이어서 별 문제는 없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을 갔고, 또다시 미사 전의 묵주기도 주송을 했다. 사회를 보시는 사제단의 김인국 총무 신부님은 미사 시작 전에 비장한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