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당진 성매매 실태

당진 시내 성매매 온상 '충격'

등록 2012.07.17 19:18수정 2012.07.17 19:30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달 화재가 발생한 건물.

지난 달 화재가 발생한 건물. ⓒ 우현선

당진 곳곳에서 암암리에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6월 6일 읍내동 한 마사지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친 여성들이 성매매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공연히 알려진 불편한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6월 6일 낮 12시께 시장오거리 부근 건물 5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방에서 일하는 30대 여성이 사망하고 건물 밖으로 뛰어내린 여성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모 씨는 꼬리뼈가 골절돼 일부를 절단했으며 척추골절 등으로 수술을 받고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또 다른 부상자 김아무개씨는 내장이 파열돼 1차 수술을 마쳤으나 2차 수술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두 여성은 모두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유는 화재 이전 이 여성들이 성매매에 가담한 것이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기 때문이다.

천안여성현장상담센터와 대전 여성인권지원상담소인 느티나무 등에서 화재 당시 부상을 입은 성매매 여성을 상담한 결과, 이 건물에서 업주에게 고용돼 성매매를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상담 내용이라고 밝힌 센터 측의 자료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5층은 성매매 여성들의 숙소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마사지 업소를 찾은 남성 중 성매매를 원하는 성구매자를 대상으로 12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여성은 12만 원 중 7만 원을 받고 5만 원은 업주가 챙겼다고 주장했다.

당진 지역 성매매 관련 사례
사례1) 선불금 미끼로 금전 갈취
당진 oo티켓다방에서 A양에게 선불금 300만 원 제공. '선불금 갚을 때까지 원금 외 매일 5만 원씩 매달 150만 원 입금'을 계약조건으로 걸고 A양이 돈을 갚지 못하자 다시 돈을 차용해주길 반복, 선불금 300만 원이 1년 사이 2300만 원의 빚으로 둔갑. 이와 비슷한 다수의 사례가 대전 느티나무에 접수돼 상담 진행.

사례2) 광고 보고 취업, 성매매 강요
B양은 생활정보지에서 '월 400만 원 이상 보장, 숙소 제공' 이라는 광고를 보고 당진 O주점에서 일을 시작. 지각비, 결근비 등으로 빚이 늘어나기 시작, 생리 중에도 성매매를 강요 당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역류성 식도염, 재생불량성빈혈 등 건강 악화로 끝내 업소에서 도망쳐 나와 천안센터에서 피해 신고 접수를 받고 업주를 상대로 소송해 지난해 승소 판결.

사례3) 미성년자 노래클럽 고용
당진 O노래클럽에서 미성년자를 고용해 성매매 알선한 사실이 천안센터 상담자의 상담결과 드러남.

(천안여성현장상담센터 제공)
서정옥 여성인권지원상담소장은 "대게 성매매 여성들은 업주에게 고용돼 원치 않는 성매매에 가담하게 된 실질적인 피해자로 인권이 유린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며 "당진 화재 사건으로 드러난 성매매 여성들 역시,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수술비 마련도 하지 못하는 고초를 겪고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구도심의 공동화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성매매 업소를 비롯한 어두운 문화가 밀집하는 것인 만큼 경찰·행정당국·시민사회단체가 함께 관심을 갖고 실태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진경찰서는 화재 사건에 대한 수사와 함께 성매매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경찰서는 현재 실제 업주가 성매매 관련 집행유예 중인 상태로 구속해 수사 중에 있으며 마사지업소를 이용한 성구매자 400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 소장에 따르면 화재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최근 몇 년 사이 대전과 천안 지역으로 당진의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신고접수가 계속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5월께 성매매 피해 여성 관련 단체에서 당진 시내 지역을 현장 조사한 결과 100여 개의 성매매 관련 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화재로 인한 피해 여성들 구제에 관심 촉구


 서정옥 소장

서정옥 소장 ⓒ 우현선

"성매매 피해 여성의 경우 대다수는 돈을 빌려 쓰는 조건으로 마사지업소나 다방, 노래클럽 등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시급보다 더 많은 돈을 주겠다며 업주들이 성매매에 가담할 것을 종용하죠. 대부분의 여성들은 빚을 갚기 위해 혹은 업주의 협박에 못 이겨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성매매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돈을 빌려 쓰게 되는 것도 이전 업소에서 갚지 못한 빚을 갚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에서 혼자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죠."

서정옥 소장은 "당진 화재사건으로 드러난 성매매 피해여성들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여성단체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수술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당진은 몇 년 사이에 대전과 천안 성매매 피해여성 관련 센터에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접수되면서 관심을 갖고 있던 지역이었습니다. 당진 시내 좁은 도심 안에 티켓다방, 유흥주점 등의 성매매 관련 업소들이 밀집되어 있고 이미 송악 이주단지는 수도권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성매매를 위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지역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성매매 #당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