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시내에서 약 3시간 거리에 떨어진 둥링산은 109번 국도를 거쳐 간다. 링산은 동, 서, 북쪽에 각각 등산코스가 있다. 서쪽 시링산은 해발 2420미터이지만 허베이 성에 속해 있어 해발 2303미터 둥링산이 베이징 최고봉이다.
최종명
링산(靈山) 자연풍경구 매표소에 도착했다. 입장료 45위안. 베이징 인근 산 입장료치고는 비싸다. 문을 통과해 20여 분 더 올랐다. 해발 1800미터 지점에 주차장이 있다. 출발한 지 3시간을 넘겨 가까스로 버스에서 내렸다.
안개가 자욱하다. 먼발치나마 능선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등산 길을 따라 오른다. 안내문에는 태산, 황산, 루산(廬山·장시 북부에 있는 명산)보다 높은 '베이징 제일봉(北京第一峰)'이자 '베이징 서쪽 작은 티베트(京西小西藏)'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티베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오색 깃발인 다르촉이 펄럭이고 있다. 보통 풍마기(風馬旗)라고 하는데 티베트 말로 바람을 '룽(隆)', 말을 '다(達)', 보통 '룽다'라고도 부른다. 경전을 새겨 넣기에 경번(經幡)이라고도 한다. 티베트 사원이나 라싸 거리마다 사람들이 흔히 돌리는 마니룬(瑪尼輪)도 보인다. 매년 7월부터 9월, 두 달 동안 시짱(티베트) 풍물제(风情节)가 열린다. 티베트 민속 춤과 노래, 음식과 향연이 어우러진다.
다르촉이 휘날리는 계단 길을 따라 오른다. 금새 리프트, 란처(纜車) 타는 곳에 이른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도 되지만 최정상까지 오르려면 시간이 부족했다. 왕복 120위안, 올라가는 표(70위안)만 샀다. 차례를 기다려 두 사람씩 자리에 앉으니 빠른 속도로 쑥 올라간다. 점점 솟아오르더니 이내 넓은 고원이 시야로 들어온다.
앞서 오르는 사람이나 뒤 따라 오는 사람이나 모두 오른쪽 왼쪽 위 아래 살피기에 정신이 없다. 왼쪽은 안개 휩싸인 능선이 흐릿하고 오른쪽은 등산 길이 선명하다. 발 아래는 울긋불긋한 풀과 꽃이 폈다. 등산 길 옆에는 말들이 털을 휘날리며 사람들을 태웠다.
하늘 나는 기분... 근데 발 아래가 신경 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