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루는 조선 철종 8년(1857)에 처음 세웠다고 한다.
김종길
악양루라는 이름은 이곳의 풍광이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에 비길 만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겠다. 사실 중국의 악양루(웨양러우)는 삼국시대 동오의 명장 노숙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든 누각이다. 이곳에 서니 촉나라의 유비와 형주를 다투며 동정호에서 수군을 훈련시키는 노숙이 떠올려진다.
강남 사대명루의 하나로 꼽혔던 중국의 웨양러우 북쪽에 장강이 있었다면 이곳에는 낙동강이 있고, 동정호 대신 남강이 앞을 흐르고 있다. 군산이 웨양러우 앞을 버티고 있었다면 이곳에는 방어산과 여항산이 있으니 옛 선비의 안목이 과장되지 만은 않았음을 정자에 오르니 알겠다.
사실 이곳의 정자가 대개 무슨, 무슨 정으로 불리는 데 비해 유독 악양루만 '정'이 아닌 '누(루)'로 불리고 있다. '누(樓)'와 '정(亭)'은 엄연히 구분되는데, 대개 그 용도와 규모에 따라 달리 붙여진다.
예전에 '기두헌'이라는 현판이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처음 이 정자가 생겼을 때부터 '누'로 불린 것은 아닌 듯하다. 지금은 안씨 문중의 소유로 관리되고 있단다. 어찌해서 '누(루)'라고 붙였는지 그 연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 규모로 보나 용도로 보아 '악양루'가 아니라 '악양정'으로 불리는 게 합당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