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신규 채용'으로 해결하려는 현대차

24일, 현대차 정문 앞 연대의 밤 "우리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

등록 2012.08.27 11:21수정 2012.08.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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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24일 금요일 밤 연대의 밤은 밤새 진행 되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24일 금요일 밤 연대의 밤은 밤새 진행 되었습니다. ⓒ 변창기


지난 3월 20일 월요일 새벽, 그러니까 그날은 19일 일요일에서 20일로 넘어가는 오전 1시 30분께였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으로 출입을 하면 오른쪽으로 걸어 2백여 미터 가다보면 왼쪽에 2층짜리 공장과 붙어있는 사무실 건물이 있습니다. 그곳에 현자노조 사무실이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는 현자노조가 쓸 수 있게끔 2층으로 오르는 계단 공간을 내줬습니다. 비정규직 노조 간부 두명은 그전날 밤부터 3월 20일 아침에 발행할 노조 소식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1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현자노조 열사회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두 비정규직 노조 간부는 사진을 첨부해 쓰려고 열사회 간부에게 부탁해 컴퓨터 안에 있는 사진을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사건이 나던 날 오전 1시 30분께 열사회 사무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두사람이 열사회 사무실로 가는 도중 무전기를 든 현대차 경비대가 무전을 치면서 감시 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매일 그러고 있으니 그날도 그냥 업무상 그러려니 생각하고 아무생각없이 열사회 사무실로 가게 된 것 입니다.

a  "현대차는 불법파견 인정하고 정규직 전환 하세요" 학생들이 정문 앞에 집회 방해 하려고 주차해놓은 대형버스에 항의 글을 붙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불법파견 인정하고 정규직 전환 하세요" 학생들이 정문 앞에 집회 방해 하려고 주차해놓은 대형버스에 항의 글을 붙이고 있습니다. ⓒ 변창기


열사회 사무실로 가서 열쇠로 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누가 불러 돌아다 보니 바로 주먹이 날아왔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30여 명의 현대차 경비들에게 폭행을 당하며 미리 준비돼 있던 승합차에 태워져 납치됐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영문도 모른 채 현대차 경비대에 끌려가 동부경찰서로 넘겨졌다 합니다. 두 사람은 통증을 호소했고 곧 병원 응급실로 가서 치료를 받게 됐다고 합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에 그 두 사람을 병원으로 찾아 가 이야기를 전해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현대차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은밀한 폭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8월 18일 오후 6시 40분께 노조 일로 현대자동차 경내를 돌아 다니던 또다른 비정규직 노조 간부를 30여 명의 용역들 덥쳐 집단폭행을 가했습니다. 현대차 경비대는 곧바로 스타렉스로 납치해 동구 꽃바위와 중공업 근처에 강제로 내려놓고 가버렸습니다. 두 사람은 많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 전 오후 1시 40분께 지회에서 공문 작성 후 현대차지부로 이동 중이던 다른 노조 간부는 납치를 당할 뻔 했습니다. 그는 재빨리 현대차 노조지부 사무실로 피신하는 바람에 납치를 모면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8일 하루만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간부 5명이 현대차 경비에게 테러를 당했습니다. 현대차에 계속 비정규직 노조가 피습을 당하자 지난 7월 21, 22일 현대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을 주관한 '현대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 공동기획단'이 긴급히 회의를 열어 8월 24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까지 1박 연대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24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행사에 가봤습니다. 지난번 했던 포위의 날과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무대 설치도 안 돼 있고,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현자지부 차원의 참석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급히 설정했고 진행됐지만, 전국에서 한걸음에 달려 와준 500여 학생, 노동자, 정치인, 사회단체 등이 함께했습니다. 그날 연대의 밤 행사는 현대차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라고 판결 났는데도 불법파견 문제를 풀 생각은 안하고 신규채용 3천 명으로 무마 시키려는 태도에 대해 비판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박현제 지회장은 앞에 나와 말했습니다.

a  현대차가 집회 방해할 목적으로 버스와 트럭을 대놓아 모인 사람들은 도로 밖에 앉아 집회를 했습니다.

현대차가 집회 방해할 목적으로 버스와 트럭을 대놓아 모인 사람들은 도로 밖에 앉아 집회를 했습니다. ⓒ 변창기


"현대차는 10년 전 현자노조와 사내하청 비율을 16.9%로 합의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비정규직 인원 중 회사에서 제시한 3천 명 신규채용안 인원을 빼고나면 딱 16.9% 입니다. 현대차가 제시한 3천 명 신규채용은 불법파견 된 비정규직 노동자를 기만하는 쓰레기 같은 안에 불과합니다. 현대차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난 회사입니다. 그에 걸맞는 해답은 비정규직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현대차는 우리 노조간부를 폭행, 감금, 납치를 무차별 자행하고 있지만 우린 싸워 나갈 것 입니다."


연대의 밤은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거기 모인 분들은 대부분 현대차 앞에서 깔개하나 깔고 노숙을 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밤 야간작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노동자에게 선전전을 하고 일정을 마쳤습니다. 모임을 마치면서 그들은 결의를 했습니다. 9월 1일 토요일, 일요일 다시 2차 포위의 날을 하자고 결의했습니다.

지난 24일 오후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 큰 길에는 경찰버스 수십 대가 집결했습니다. 사복 형사들이 길건너 많이 서 있는 것을 봤습니다. 현대차는 지난번 포위의 날 때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정문 앞에 대형버스와 트럭, 승합차를 빼곡하게 세워 그날 모임을 방해했습니다. 자바라 문은 굳건히 닫혀 있고 공장 문 안에도 대형버스로 막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수백 명이 넘어 보이는 현대차 관리자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전국서 모여든 분들은 차량이 다니는 길거리에 앉아 집회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9월 1일 2차 현대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엔 어떤 태도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a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행동 불법파견을 계속 자행하는것이 현대차 기업쪽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행동인가 봅니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행동 불법파견을 계속 자행하는것이 현대차 기업쪽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행동인가 봅니다. ⓒ 변창기

덧붙이는 글 | [참고] 현대차 회사가 제시한 2차 안(2012. 8. 16.)

사내협력업체 인원 직영화 관련 별도 합의

1. 사내협력업체 인원 직영화 관련
(1) 회사는 당면한 사내하청문제 해결을 위해 정년퇴직 소요, 신규소요 등을 포함하여 2016년도까지 현재 사내협력업체 근무자 중 약 3,000명을 노사간 별도협의를 통해 당사 채용기준에 적합한 자를 채용한다.
(2) 2012년에는 약 1,000명(旣 채용 198명 포함)을 우선 채용하고,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2016년도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한다.

2. 사내협력업체 인원 직영화로 인한 원하청 공정 재배치 관련
상기 1항에 의거 사내협력업체 인원의 직영채용 등으로 인해 자리이동이 불가피할 시 원하청 공정 재배치를 실시한다.

3. 사내협력업체 처우개선 관련
회사는 향후 직영 채용시 사내협력업체 인원을 우대하며, 사내협력 업체 인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노력한다.

[참고] 현자노조와 합의된 바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6대 요구안

1.현대자동차(주)는 사내 하청에 노동하는 모든 노동자를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2.비정규직 투쟁으로 발생된 사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고소,고발,징계,해고,손배,가압류 등을 즉각 철회하고 명예회복 밎 원상회복을 실시한다.
3.현대자동차(주)는 지금까지 자행한 불법과 탄압에 대하여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아산,전주,울산 비정규직 지회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실시한다.
4.현대자동차(주)는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노사합의 한다.
5.현대자동차(주)는 현재 진행중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무급휴가,계약해지 등)은 즉각 중단한다.
6.현대자동차(주)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3지회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한다.


덧붙이는 글 [참고] 현대차 회사가 제시한 2차 안(2012. 8. 16.)

사내협력업체 인원 직영화 관련 별도 합의

1. 사내협력업체 인원 직영화 관련
(1) 회사는 당면한 사내하청문제 해결을 위해 정년퇴직 소요, 신규소요 등을 포함하여 2016년도까지 현재 사내협력업체 근무자 중 약 3,000명을 노사간 별도협의를 통해 당사 채용기준에 적합한 자를 채용한다.
(2) 2012년에는 약 1,000명(旣 채용 198명 포함)을 우선 채용하고,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2016년도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한다.

2. 사내협력업체 인원 직영화로 인한 원하청 공정 재배치 관련
상기 1항에 의거 사내협력업체 인원의 직영채용 등으로 인해 자리이동이 불가피할 시 원하청 공정 재배치를 실시한다.

3. 사내협력업체 처우개선 관련
회사는 향후 직영 채용시 사내협력업체 인원을 우대하며, 사내협력 업체 인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노력한다.

[참고] 현자노조와 합의된 바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6대 요구안

1.현대자동차(주)는 사내 하청에 노동하는 모든 노동자를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2.비정규직 투쟁으로 발생된 사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고소,고발,징계,해고,손배,가압류 등을 즉각 철회하고 명예회복 밎 원상회복을 실시한다.
3.현대자동차(주)는 지금까지 자행한 불법과 탄압에 대하여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아산,전주,울산 비정규직 지회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기업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실시한다.
4.현대자동차(주)는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노사합의 한다.
5.현대자동차(주)는 현재 진행중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무급휴가,계약해지 등)은 즉각 중단한다.
6.현대자동차(주)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3지회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한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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