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경찰청 방문 직후 불심검문 재개라니..."

경찰 방침에 누리꾼들 '발끈'... "진단도 처방도 잘못"

등록 2012.09.02 20:22수정 2012.09.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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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불심검문을 부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은 그 실효성을 의심하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진단도, 처방도 잘못됐다"며 "치안 문제에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2일 '묻지마' 범죄와 아동성폭행 등 강력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방범 활동 차원에서 이달부터 대로상에서 불심검문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침을 2일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시민단체의 캠페인 등으로 지난 2010년 9월 이후 사실상 불심검문이 사라진 지 2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불심검문의 효과를 의심하는 모습이었다. 트위터리안 ody***은 "과연 불심검문으로 범죄 사전 예방이 가능하겠느냐"며 "인상이 더럽다고, 문구용 칼을 소지했다고 범죄 용의자라는 근거가 합당하느냐"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올라온 관련 글에 한 누리꾼은 "죄가 없음 뭐가 문제냐를 떠나 멀쩡한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검문하는 데 문제가 있다"며 "불심검문을 평생할 것도 아니고, 현실적이고 타당한 방법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불심검문 자체의 부당함을 떠나 과연 '제대로 이뤄질 것인가'란 문제 제기도 있었다. 트위터리안 ca***는 "불심검문이 절대 못할 일은 아니지만, 경찰이 정치권력의 지침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성, 사상을 범죄화하는 국보법 페지, 경찰 전반의 인권의식 강화 등은 최소한 갖추고 나서 논하라"고 지적했다.

거동수상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건부 불심검문에 찬성한다는 다음 아고라 회원 역시 "마구잡이식 불심검문에는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범죄 예방'을 위해 불심검문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경찰 불신을 불심검문으로 때워? 진단도, 처방도 잘못됐다"


 9월 2일 경찰의 불심검문 부활 결정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실시간 토론글이 올라오는 등 누리꾼들은 많이 관심을 보였다.
9월 2일 경찰의 불심검문 부활 결정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실시간 토론글이 올라오는 등 누리꾼들은 많이 관심을 보였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이광철 변호사는 "불심검문은 민주주의의 진전으로 없어졌던 것인데, 그걸 부활시켜 (경찰의) 치안 역량에 대한 불신을 때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폭력 범죄 원인을 찾고, 과학수사 등을 진행해야 하는 대신 불심검문으로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은 "진단도, 처방도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찰청 방문 직후 불심검문 재개가 결정된 만큼 시기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목적 달성과 무관하게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다 보면 '범죄와의 전쟁'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치안의 양극화'를 지적했다. 박 활동가는 "최근 강력범죄가 벌어지는 곳은 주로 빈곤지역"이라며 "이런 핵심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그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경찰은) 늘 온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방식으로 (범죄를) 근절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심검문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판하며 "치안문제에 빈곤이나 불평등의 문제가 내포되어 있는 만큼,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불심검문 #범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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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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