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 포스트>에 마련된 'We are the 47 Percent(우리는 47 퍼센트다)' 페이지.
출처: 유투브
가령, 공화당 전국 전당대회에서 주인공이어야 할 롬니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빈 의자를 놓고 '즉흥연기'를 펼친 영화배우 클린턴 이스트우드였다. 이어 바로 다음 주에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려 오바마 대통령을 띄우는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곧이어 리비아와 이집트에서 반미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롬니는 미국 대사의 죽음에 대해 사실관계조차도 모르는 대응을 급하게 내놓아, 공화당 내부와 온건 보수주의자들로부터 큰 염려와 비판을 들었다. 게다가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를 필두로 미국의 언론사들은 롬니 캠프 내부의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 MSNBC >의 진행자인 조 스카보로가 "우리가 기억하는 한 대선주자에게 일어난 일 중 가장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이번 동영상 사건이 벌어졌다.
대통령 선거가 50일도 안 남은 지금, 롬니는 오바마에게 점점 더 뒤처지기 시작했다. 또한, 반등의 동력을 마련해보기도 전에 더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17일 <마더 존스>가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하기 시작하자, 같은 날 밤 롬니는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캘리포니아에서 열었다. 기자들은 당연히 롬니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열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롬니는 5월 행사에서 자신이 "품위 있게 얘기하지 못했다"며, "물론 개인들은 자신의 삶에 책임질 것이며, 나는 선거 유세를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다시 고용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이 했던 발언을 재확인한 셈이다.
롬니의 "47%" 발언이 일파만파가 된 18일에도 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정부가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부를 재분배하는 정부 중심의 사회로 나가는 것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에 의존하고 부의 재분배가 정부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고 말해 그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렇다면 롬니는 소득세를 내지 않는, 미국 인구의 반에 가까운 "47%"를 포기하고 어떻게 대통령으로 당선되겠다는 전략일까?
동영상에서 롬니는 "내가 해야 할 일은, 생각이 있고 때로는 감정에 따라 이쪽 또는 저쪽으로 표를 던지는 5~10%에 달하는 무당파 유권자를 설득하는 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