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시절에 독자 여러분께 선물 한 가지 드립니다

등록 2012.10.02 12:11수정 2012.10.0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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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2월 10일 <오마이뉴스> 지면에 <6년 만에 다시 만난 버섯 '키피어'>라는 글을 올린 이후 '키피어(일명 티벳버섯)' 분양 행사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 4월 16일 KBS 1 TV의 '아침마당'에 출연하여 키피어를 소개한 후 7월 23일 다시 <오마이뉴스> 지면에 <TV 출연하고 났더니, 전화기에 불이 나네요>를 올린 후로 키피어 분양 행사는 더욱 '성업'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키피어를 많은 분들께 분양해 드리는 일은 돈 쓰고 시간 쓰고 수고하는 일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적당한 플라스틱 용기를 대량 구입하여 일일이 송곳으로 뚜껑에 구멍들을 뚫고, 씻은 키피어를 담아 포장을 하고, 우체국에 가지고 가서 부치는 일은 사실 노고와 정성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한동안은 택배요금 4000원을 내가 지불하면서 많은 분들께 키피어를 분양해드렸습니다. 그러자니 비용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양해를 구하고 '착불'로 키피어를 보내드리는데, 미안한 마음 큽니다. 일부는 택배비용까지 내가 부담하여 보내드리고, 일부는 착불로 보내드리니 공평치가 못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한 번은 특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이었지 싶습니다. 부산에서 사신다는 한 여성 분(천주교 신자이신 자매님)께 키피어를 보내드렸는데, 키피어 값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무료로 보내드리는 것이라 하니 택배요금이라도 보내겠다며 내 계좌번호를 묻더군요.

그것도 부담 갖지 마시고, 키피어를 잘 배양하여 드시면서 필요한 이웃들에게도 분양해 드리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그분이 전혀 뜻밖의 말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선생님을 위해 제가 축복미사 한 대 봉헌해 드릴게요."


그것까지 사양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고맙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분과 통화를 마치고 났을 때 내 가슴에 훈훈한 느낌이 가득 차는 것 같더니 머리에서는 '영감' 같은 시상이 피어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영감을 끌어안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정갈한 마음으로 시 한 편을 지었습니다. 8월 10일 새벽에 시를 짓고 나서 가끔 한 번씩 읽어보곤 했습니다.


시를 지은 지 50일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읽어보니 괜찮은 시로 느껴져서 <오마이뉴스> 지면에 발표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종이매체에도 발표할 예정이지만 우선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께 그 시를 소개해 봅니다.

장명수 해변의 가을 풍경 다시금 서서히 가을 풍경으로 변해 가고 있는 장명수 해변을 거닐며 오늘도 덧없는 세월을 가슴에 새긴다.
장명수 해변의 가을 풍경다시금 서서히 가을 풍경으로 변해 가고 있는 장명수 해변을 거닐며 오늘도 덧없는 세월을 가슴에 새긴다. 지요하

텔레파시 행복

공연히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 황홀해지는 이상한 현상을
가끔씩 경험하곤 한다

궁금하다
딱히 그럴만한 일이 내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럴만한 일의 조짐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왜 이런 신비한 기분을 갖게 되는 걸까

어느 날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다가
또 한 번 돌연 마음 황홀해지는 현상을 느끼며
불현듯 가슴에 여울지는 생각을 얻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기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를 타고
나에게로 날아와서
내 심장과 뇌수에
신비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또 무슨 조화일까?
스스로 고개 끄덕이고 미소 지으며
내게 신비한 기분을 갖게 하는
어느 하늘 밑의 누군지 모를 사람들을 상상하며
또 하루 묵주 쥐고 걷기운동을 하는 행복한 시간
나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네

내 마음과 생각이
끝이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타고 
그의 심장과 뇌수로 날아가서
어느 한 순간 돌연 그에게
황홀한 기분, 신비한 현상으로 피어나기를!
나만의 그런 소망을 가슴에 담고
또 하루
온갖 풀벌레소리와 새소리들이 어우러지는 숲길을 걷고
파도가 신의 언어를 풀어놓는 해변을 다시 걷네
기도와 함께 하는 내 길을….
#텔레파시 #키피어 #영감과 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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