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에서 28km 떨어져 있는 백도.
전용호
거문도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동백, 등대, 백도 등등. 이생진 시인은 시집 <거문도>에서 "적어도 열흘쯤의 여유가 있다면 사흘은 자연에 취하고, 사흘은 인물에 취하고, 나머지 나흘은 역사에 취해볼 만한 곳이다"라고 했다.
거문도를 찾아간다. 거문도는 행정구역으로는 여수시다. 여수에서 남쪽으로 80㎞ 정도 떨어져 있다. 그 섬에는 역사적인 사건의 무대이기도 했고, 한때 수산물이 많이 나서 파시가 열리기도 했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찾고, 아름다운 절경을 보려고 찾아가는 섬이 되었다.
백도로 가는 길, 아무도 따라 오지 않는다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거문도 가는 배를 탄다. 오전 7시 40분. 여객선은 여수항을 빠져나와 빠르게 달린다. 시속 60㎞ 정도? 처음에는 창밖의 섬 풍경을 즐기다가 어느새 선실에 켜 놓은 TV에 열중한다. 비슷한 바다풍경이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한다. 배는 나로도, 손죽도, 초도를 거쳐 거문도에 도착한다.
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세 개의 섬에는 900여 명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행정구역 이름도 삼산면이라는 지명을 가졌다. 거문도 여행 시작은 여객선 종점인 고도에서부터 시작한다. 배에서 내리면 고도는 섬 같지 않게 가게들이 바닷가를 따라 줄지어 있다. 사람 사는 또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다.
거문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백도를 유람하는 것이다. 백도를 보지 않고는 거문도를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 근데 백도를 가려면 다시 배를 타야 한다. 백도는 거문도에서 28㎞ 떨어져 있다.
백도(白島)라는 지명은 섬 숫자가 백(百) 개에서 하나가 모자라서 백도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 섬 숫자가 39개니 그냥 섬이 많아서 백도라고 했다거나 섬이 흰빛을 띠어서 붙여졌다고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유람선을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바다 한가운데 일렬로 늘어선 섬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