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만난 염홍철 대전시장(왼쪽)과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시장 자리를 놓고 수차례의 맞대결을 벌여왔던 염홍철 대전시장과 박성효(대전 대덕구)새누리당 국회의원이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감장에서 만나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민선3기 시장 재직 당시 박성효 의원은 염 시장이 신임한 부하직원으로,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정무부시장으로 발탁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2006년 지방선거에서 박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대전시장 후보로 선거로 출마해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염 시장을 꺾고 민선4기 대전시장에 당선됐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두 사람의 신경전은 '너 맞을래? 사건'으로 번지며 극한 갈등양상으로 치닫기도 했다.
박 의원의 시장 재직기간 동안 염 시장은 다음 선거를 기다리며 박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결국 염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박 시장을 꺾고 다시 시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2012년 총선에서 박 의원이 당선되어 행정안전위원회에 소속되면서 국정감사 위원으로 대전시 국정감사장에서 염 시장을 만나게된 것.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질의에 앞서 염 시장에 대해 "존경하는 염홍철 시장님은 관선시장을 포함해 3번의 시장을 역임하셔서 시정 구석구석을 잘 알고 원만하게 잘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어쩌면 제가 답변을 해야할 사람인데, 질의를 하게 되니까 좀 이상한데, 그래도 국정감사장이니까 질문을 하겠다"고 말하고 질의를 시작했다.
박 의원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과 관련해서 언론과 시민들의 지적이 많다, 저도 (시장 재임시 재창조사업에 대해) 공모를 했었다"며 "그때 시장님은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의견을 내고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 시장님은 사이언스타운을 짓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또 최근에는 파라마운트사와 MOU도 체결하고 발표했다"며 "그러더니 금년에는 롯데그룹과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획에 대해 언론과 시민단체, 유성구청까지 나서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국민 과학교육을 위해 정부로부터 받은 것을 롯데의 상업쇼핑시설로 변경하는 게 적절한지 우려도 있고, 교통문제와 지역경제 악영향 등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의견수렴없이 속전속결로 진행한다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롯데와의 MOU 내용 중에는 비밀조항도 있고, 롯데 동의없이는 다른 협약도 할 수 없다는 독점적 권한도 주고 있다"면서 "꼭 이렇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염 시장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은 시민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왔고,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면서 "그 동안 많은 용역과 연구가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이번에 확정짓고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염 시장의 발언은 롯데복합테마파크 추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답변이기도 하지만, 전임 시장으로서 박 의원이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점도 부각시키는 발언이다.
그러자 박 의원은 "그렇다면 파라마운트사와의 계약은 없어졌느냐"고 물었고 염 시장이 "그렇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왜 변했나, 그리고 엑스포과학공원에 쇼핑몰과 백화점이 들어오도록 되어 있는데, '신세계 유니온스퀘어(박성효 의원의 시장시절 유치한 사업)'는 당초에는 반대하다가 이제는 하겠다고 확정해서 발표했다, 그곳에도 쇼핑센터가 있는데 지역상권에 영향이 크지 않느냐"고 따졌다.
또 박 의원은 "롯데그룹은 은행동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다가 지금 전혀 진행을 하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롯데가 의지가 없다고 하면서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그런데 엑스포과학공원에 40년씩이나 땅값을 아주 싸게 임대해 주는게 바람직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롯데는 5~6곳에서 테마파크를 하고 있지만 잘 운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과학공원의 정체성 문제도 있고, 롯데와의 진행과정도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이 사업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염 시장을 몰아세웠다.
전·현직 대전시장의 국감장 기 싸움... 팽팽한 긴장감 이에 염 시장은 "은행동 개발사업은 롯데건설이 진행하던 사업이고, 롯데테마파크는 롯데월드와 롯데쇼핑과 진행하는 것이어서 전혀 다르다, 또 싼 임대료를 준다는 지적도 우리는 법과 규정에 따라서 공정하고 적정한 임대료를 부과하는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염 시장은 또 "유니온스퀘어와 롯데테마파크의 쇼핑시설과는 품목이 다르다"면서 "그 쪽은 아울렛이고 이 쪽은 백화점보다 더 고급화된 품목을 다룬다, 결코 지역상권 침해가 아니다, 그 점을 주시하면서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시는데, 지역언론과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심지어 관할 구청까지 심각하게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데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성북동 개발도 위치문제도 있고 개발의 적절성 문제도 있다,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공모를 통해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많은 우려와 지적이 있다"며 "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점검해서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엑스포과학공원은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기 위해 반드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염 시장은 "제 의견이 바뀌었다고 하시는데... 현재의 계획은 수정하고 보완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취소할 의사는 전혀 없다,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만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문제제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것이고, 우리 시정의 약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이 사업이 나쁜 사업이다, 악이다. 이렇게 보지는 않는다"며 "지적대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서 보다 좋은 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두 전·현직 대전시장의 국감장 기 싸움은 보충질의 시간에도 이어져 팽팽한 긴장감을 감돌게 했다.
보충질의에 나선 박 의원은 "롯데와의 MOU 내용을 보면 올해 말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된다, 그러면 앞으로 시간이 한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교통이나 지역경제에 대한 영향, 비용문제, 신세계유니온스퀘어와의 관계 등 많은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염 시장은 "지금 우려하는 것은 사업계획 자체에 대한 것 보다는 교통 등 외부적인 용인에 대한 지적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기 때문에 롯데와의 협약은 12월 말까지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은 "종합적으로 말하면, 파라마운트사와의 MOU도 1년 만에 취소되고 다시 롯데와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너무 성급하게 하실 게 아니라 일단은 중지하고 많은 의견수렴을 거쳐서 시간을 갖고 추진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은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게 제 의견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질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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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염홍철-박성효, 국감장에서 만나 '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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