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표심이요? 문재인-안철수 '반반'인데요"

[현장] 셀카 찍고, 사인하고...국민대 방문해 대학생들과 스킨십 늘린 문재인

등록 2012.10.24 18:54수정 2012.10.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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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대학생들을 격려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대학생들을 격려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재인이 형."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만난 한 남학생은 손을 내밀며 불쑥, 그를 '형'이라 불렀다. "으하하" 너털웃음을 터트린 문 후보는 반갑게 손을 마주 잡았다. 24일 오전, 국민대학교에서 진행된 '대학생들과의 간식 토크'는 이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대학생들은 백발이 성성한 문 후보를 서슴없이 대했다. '간식 토크' 시작 전, 김밥과 음료수를 나눠주는 문 후보 옆에 서서 "셀카를 같이 찍자"고 요청했다. 문 후보는 '얼짱 각도'를 유지한 채 수십 장의 사진을 찍어야 했다. 몇몇 학생들은 문 후보의 저서 <운명>을 들고 와 사인을 받았다. 주변에 머무는 학생들도 하나같이 손에 든 휴대폰으로 문 후보를 담기 바빴다.

"연예인같다", "악수했어?!", "사진 제대로 나왔냐"는 소리가 뒤엉킨 현장의 호응은 뜨거웠다. 한 학생은 "한 달 전에 왔던 안철수 후보보다 많은 사람이 몰렸다, SNS를 통해 문 후보가 방문한다고 소문이 났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에 비해 20대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밀린다는 통상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사뭇 달랐다. 지난 17~18일 <리얼미터>가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24.4%)와 안 후보(58.3%)의 20대 지지율 격차는 배가 넘는다. (95% 신뢰 구간에서 오차 범위는 ±2.5%p)

이 같은 구도는 다자 대결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3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대의 지지율에서 박근혜 후보는 13.7%, 문재인 후보가 24.9%, 안철수 후보가 46.0%를 기록했다. (95% 신뢰 구간에서 오차 범위는 ±3.1%p)

'여론조사'와 사뭇 다른 학생들의 여론


학생들이 전하는 '그들의 여론'도 여론조사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20대들의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 학생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도가 비슷하다" 혹은 "안 후보가 조금 앞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a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대학생들을 격려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는 대학생들을 격려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와 사진을 찍기 위해 나란히 섰던 동갑내기 동기생의 의견도 '반반'이었다. 경영대에 재학 중인 정혜란(20)씨는 "정치적으로 활동한 사람들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리를 줘야 하지 않겠냐, 여기에서 자유로운 안철수 후보가 공정하게 사람을 쓸 거 같다"며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동기생인 정아영(20)씨는 "인지도가 높거나 젊은 층에 인기 있다고 다는 아니지 않느냐"며 "전 연령층에서 고루 표를 얻어야 한다, 문재인 후보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간식 토크'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문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김빛나(26)씨는 "한 달 전에 안철수 후보가 왔는데 카메라에 치여 내가 안철수를 보러 간 건지 기자를 보러 간 건지 몰랐었다"며 "오늘 문 후보는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후보라는 시험 치르는 중, 합격하겠다"

a  청바지 차림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대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시험과 스펙 대신 꿈을 말하다'를 주제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청바지 차림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대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시험과 스펙 대신 꿈을 말하다'를 주제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남소연


이날, '대학생들과의 간식토크'에서 문 후보는 학생들 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100여 명의 학생들은 그를 빙 둘러싸고 앉았다.

학생들은 국민대가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선정돼 부실대학으로 찍힌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문 후보는 "대학에 입학할 학생이 줄어 대학 구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그 기준이 취업률이 되면 불공정할 수 있다"며 "집권하면 대학 구조조정의 기준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캠퍼스 커플에 성공한 비결과, 차석으로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비결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캠퍼스 커플의 비결에는 "특별한 게 없다"는 답변이, 사법시험 합격 방법은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문 후보는 스펙 쌓기 경쟁에 치이는 대학생을 위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일자리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일자리 기회가 공평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스카이(서울대·고대·연대)가 아니면 서류 전형 통과가 힘들지 않느냐"며 "대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 차별적 요소를 모두 가린 '블라인드 채용'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청년에게 꿈과 미래를 주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대통령 후보라는 시험을 치고 있다"며 "여러분이 2학기 성적을 받을 때 쯤 나도 성적표를 받게 되는데 나도 합격할 테니 서로 잘하자"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a  청바지 차림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시험과 스펙 대신 꿈을 말하다'를 주제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바지 차림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캠퍼스를 찾아 '시험과 스펙 대신 꿈을 말하다'를 주제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이 같은 모습에 한우리(24)씨는 "대선이 50여 일 남은 상황에서 대선후보가 학생들 말을 들으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신선하다"며 "와서 카메라만 찍고 갈 줄 알았는데 예상 외"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모두 경청한 고윤일(27)씨는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핵심은 후보들이 자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후보가 우리의 얘기를 듣고 돌아간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보수·진보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박준용(21)씨도 "오늘 문 후보 간담회는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 후보로 단일화돼도 문 후보의 정책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안철수 #20대 #간식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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