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질문, 가장 간결하게 물어야 정확"

[이털남 225회]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등록 2012.11.20 15:52수정 2012.11.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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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제안한 공론조사와 관련한 세부 논의를 놓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파열음을 내고 있다. 갈등은 표본 모집 방식을 놓고 발생했다. 안 후보 측은 전문기관에 의뢰, 민주당 중앙대의원과 안 후보의 펀드 후원자 1만4천명씩으로 배심원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배심원단 중 3천명이 응답할 때까지 조사한 뒤 합산하는 방안을 주장했으나 문 후보 측은 민주당 대의원에 비해 안 후보 펀드 후원자의 충성도가 훨씬 높은 점을 지적하며 표본 모집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TV토론 전에 여론조사와 더불어 단일화 방식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후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론조사와 더불어 새로 제시된 공론조사 방안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협상이 재개된 지 하루 만에 각 캠프 인사들이 서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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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0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하여 "공론조사는 대중들이 상당히 바쁘기 때문에 세밀한 이슈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론조사 기법 중 하나"라며 "1차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그 안에서 공약을 들어보고 TV토론을 보고 나서 의견이 바뀌게 되면 그 의견을 반영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론조사가 일종의 숙의적 민주주의 제도라는 것이다.

윤 실장은 "일단 같은 수로 양측에서 배심원을 꾸리는 것이 현 지지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후보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이것이 여론조사와 입체적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니까 여론 조사만으로 단일화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오류를 비켜갈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론조사든 무엇이든 다른 것과 결합을 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점수로서 결과가 나오게 되고 여론조사 오차 범위 문제 등 논란거리를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론조사에 다른 결합이 필요하다는 것.

여론조사 문항에 대한 갈등의 소지도 충분히 남아있다. 어떤 질문 문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고 그 유불리에 따라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 실장은 "여론 조사 문항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질문에 대한 응답구조로 되어있으니 질문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응답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내가 A 후보를 뽑을 것이지만, B 후보가 더 상대편 후보 대비 경쟁력이 있다, 대통령 후보로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여론 조사는 투표가 아니라 제3자적 관점에서 그저 평가한다는 측면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투표 행위와의 직결성이 약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중 응답자가 마치 관찰자가 되어 상황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나 적합도와 같은 항목을 두고 단일후보를 뽑는 설문지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윤 실장은 "누구를 뽑을 것이냐,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 누굴 지지하느냐고 묻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유불리가 있는 문항이 아니"라며 "여론조사에서 가장 간결한 질문으로 물어보는 것이 유권자들의 정확한 응답을 끌어내는 데에 낫다"고 말했다.


한편 윤 실장은 여론조사의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도 양 후보 간의 유불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윤 실장은 "안 후보는 20대 학생층, 30대 젊은 직장인 지지를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면 평일 낮에는 이 분들이 배제가 되니까 안철수 입장에서는 주말에 하자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 후보는 중장년층 안정 지향성 있는 분들의 지지를 얻으니까 가구 조사를 포함하되 평일해도 괜찮지 않느냐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구 전화 조사인지 휴대폰 조사인지, 평일인지 주말인지 그 시기에 따라 여론조사 유불리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접근이 요구되는 사안이라는 것.

윤 실장은 또 하나의 쟁점으로 표본 미달로 인한 가중치 문제를 짚었다. 윤 실장은 "통상적으로는 20대, 30대가 잘 표집이 안 되기 때문에 한 절반이 모이면 그 수치를 두 배로 하는 등의 가중치를 둔다"며 "지금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수치를 정해놓고 그 샘플의 수치가 채워질 때까지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기한 내에 조사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윤 실장은 "지금 현재 야권 후보 지지의 경향은 전략적 측면이 강하고 비정서적 측면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이 있고 지지 강도가 약하다"며 "어느 한쪽에 대형 악재가 터지지 않는 이상 마지막 남은 최대변수는 TV토론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털남 #야권 후보 단일화 #공론조사 #여론조사 #윤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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