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기분 망쳤다" 유니클로 세일 후폭풍

50% 할인 대대적 광고에도 제품 부족으로 온라인 주문 일괄 취소

등록 2012.11.27 15:09수정 2012.11.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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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가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한 세일에 대해 고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기 상품의 제품물량확보 부족으로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세일 당시 온라인에서 주문된 제품이 19일 일괄 취소됐다.

지난 9일, 유명 SPA 브랜드 유니클로 청량리점을 방문했다. L백화점 지하 1층에 위치한 매장은 한산한 다른 매장에 비해 입구에서부터 인산인해, 사람으로 복작댔다. 9일에서 11일은 유니클로에서 진행하는 Thanks giving day 행사 날이었다. 이날은 유니클로의 인기상품인 히트텍, 플리스재킷 등이 반값으로 할인되어 판매됐다.

평소 붐비지 않는 유니클로 청량리점도 손님 폭격을 맞았다. 9일 오후 7시, 엄청난 인파를 뚫고 매장에 들어서니 물건이 거의 빠져 휑한 가판대가 보인다. 제품이 거의 다 팔린 상태인데도 사이즈와 색상을 찾기 위한 사람들의 손길이 바쁘다. 세일 첫 날인데도 불구하고 인기 품목의 색상과 사이즈는 동이 났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직원에게 제품에 대한 문의를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나와 있는 제품이 전부에요. 고객님" 하는 대답뿐이다.

a  유니클로에서 구입한 옷

유니클로에서 구입한 옷 ⓒ 김의정


이번 세일은 빼빼로 데이를 겨냥해 롯데와 유니클로가 콜라보레이션으로 구매고객에게 빼빼로를 한정수량 제공했다. 또 5만 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유니클로 다이어리가 선착순 증정됐다. 직접 히트텍 등을 구입했다. 당일 수량이 다 떨어진 빼빼로와 다이어리는 받을 수 없었고 그것도 마지막으로 남은 사이즈를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직원에게 다이어리의 수량에 대해 묻자 "다이어리가 많이 들어왔는데도 물량이 다 떨어지고 없다. 내일 되면 다시 들어오긴 하는데 얼마나 들어오는지 확신할 수 없다"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세일 하루 만에 그것도 평소 다소 한가한 지점에서 일어난 일이다. 유니클로 세일의 인기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9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된 이번 세일은 많은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기도 했지만 문제점 또한 많았다.

9일 오후 3시, 인기커뮤니케이션 사이트에서는 유니클로 온라인 쇼핑 관련 불만 글이 속출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 후 결제하려고 해도 계속 오류가 난다는 것이다. 온라인 매장에서도 세일로 인한 인파가 몰려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였습니다. 잠시 후 재시도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창만 뜨고 대처가 없어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오프라인 쪽에서도 불만이 터지긴 마찬가지다. 세일 첫 날 유니클로를 방문한 김지선(23,학생)씨는 "세일 첫날이라 기대를 가지고 방문을 했는데 이미 히트텍이나 후드 같은 것은 사이즈가 다 빠지고 없다. 색상도 다 나가고 이것도 겨우 구한 것이다. 세일해서 사람이 몰릴 걸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되는데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의 물량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세일을 진행하니까 사려고 해도 못 사는 경우가 발생했다. 굉장히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매장을 한 바퀴 돌 정도로 사람이 넘쳐나다 보니 계산하는데도 최소 20-30분은 소요된다. 명동, 종로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최소 1시간을 기다려야 해다. 계산을 하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고객 윤여은(24, 학생)씨는 "겨우 물건을 구했다. 그렇지만 지금 이렇게 줄을 선 지 20분이나 됐는데도 아직도 결제를 하지 못했다. 사람이 많아서 그러니까 이해해야 하지만 좀 짜증이 난다"라고 말했다.

"다이어리는 이제 안 주는 건가요?"


계산대 옆에서 사람들을 지켜보던 중 들려온 목소리다. 고객 한안나(25, 학생)씨는 5만 원 이상 구매 시 다이어리를 증정한다는 말을 듣고 5만 원을 맞춰서 물건을 샀는데 다이어리가 이미 동이나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리 공지를 해놓던가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 세일 첫 날이라서 당연히 있을 줄 알고 가격에 맞춰서 구매를 했는데 다이어리가 없다고 그러니까 굉장히 어이가 없다. 사람들이 몰릴 걸 알고 진행하는 반값 할인행사면 사은품도 사전에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안주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즐겁게 옷 사려다가 기분을 망쳤다"고 했다.

뿐만 아니다. 사전 공지 없이 게릴라성으로 세일이 진행되다 보니 피해를 받는 고객도 있다. 서울에 사는 오원협(25, 학생)씨는 "세일 전인 7일, 히트텍을 무려 10개를 구입했다. 구입하면서 매장 측에 세일 정보에 대해 물었으나 '정확히 얘기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가족이랑 친구들한테 선물도 하려고 10개나 샀다. 선물하고 나니까 이렇게 갑작스레 세일을 한다. 세일 정보에 대해서 물었을 땐 제대로 말 안 해주더니 이틀 후에 이렇게 반값으로 파니까 굉장히 돈이 아깝다. 미리 공지를 했으면 좋겠다. 이미 뜯은 물건을 교환할 수도 없고 아쉽다."

세일 종료 10일 후에도 불만 이어져... 온라인 스토어 주문 일괄 '취소'

세일 후 10여일 지난 19일, 유니클로 세일 당시 판매된 온라인 주문이 일괄 취소됐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주문을 하고 물건 배송을 기다리던 고객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니클로 온라인 쇼핑몰은 19일 제품 부족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과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주문을 취소시켰다.

수량 확보를 기다리며 취소를 거부하던 고객들은 물품 수량 확보를 할 수 없다는 대답만 들을 뿐 다른 대안은 없었다. 제품을 기다리던 고객에게 대가로 주어진 것은 사과메일 한통과 10000원의 할인쿠폰이 전부였다.

그에 따라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인기상품 히트텍은 정가 1만9900원으로 할인 당시 9900원으로 판매되었다. 10000원 짜리 쿠폰을 지급받아 히트텍을 세일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지만 이미 제품이 품절된 상태라 색상과 사이즈를 구할 수 없다. 쿠폰이 좋은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진행한 세일에서 유니클로의 세일 진행 방식과 대응은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남겼다.

한 인터넷 소비자는 "평소 유니클로를 즐겨 입는다. 세일을 50% 가까이 한다기에 접속이 되지 않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여러 번 시도 끝에 어렵게 주문했는데 주문이 취소되어서 굉장히 황당하다. 물량이 확보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기상품을 주먹구구식으로 판매하는 배짱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굉장히 실망이다"고 밝혔다.

저렴하고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사랑을 받아온 유니클로는 이번 세일로 고객들의 신뢰와 신용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 롯데닷컴 측은 메일을 통해 "앞으로 보다 철저한 전산 시스템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객들의 실망과 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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