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차 한 잔 주세요"(“Monk, please give me a cup of tea.)

고교생들의 좌충우돌 문화 탐방기 5 (A funny Culture Report of High School students 5)

등록 2012.11.28 20:34수정 2012.11.2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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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을 뵈러 가는 날, 가로수는 녹차 잎처럼 싱그러웠고, 하늘은 맑고 땅은 고요했다. 걸어가다 보니 석천사 입구. 거기에는 사연이 제법 묵직한 돌기둥이 있었다. 하마비(下馬碑). 충무공을 기리느라 세워진 충민사 곁에 충무공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암자가 석천사의 시작이다. 그래서 석천사 하마비 앞에서는 임금도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고 한다.
(The day we went to meet a monk, side trees were fresh, the sky was clear and ground was calm. As we walked, we arrived at the entrance of Seokcheon Buddhist Temple. There was a store pillar which has a significant story. Hamatombstone. A hermitage that was build to commemorate General Yi is at beginning of Seokcheon Buddhist Temple. So in front of Hamatombstone a king also got off a horse and walked on foot.)

우리는 대웅전 바로 옆 별채로 안내되었다. 방에는 차 향기가 은은했다. 방 가운데에 자리 잡은 책상에는 다구와 여러 종류의 차가 갖추어져 있었다. 책상 앞에 방석을 깔고 앉아 스님을 기다렸다. 절집의 고요는 우리까지도 고요하게 만들었다. 얼마 뒤에 회색 도포를 입은 진옥 스님이 인자한 미소를 띠며 들어왔다. 그리고 입맛을 다실 다과까지 들어왔다.
(We were guided to a separate building next to the main temple. The scent of tea was soft in the room. In the middle of the room there was a desk with a prepared tea set and many kinds of tea, we waited for the monk, sitting on cushions in front of desk. The calmness of the temple made us calm. After a while Jinok monk who wore gray Korean full-dress attire entered the room with a benevolent smile. Refreshments which work up an appetite came after the monk had entered.)


누각 한국의 절은 어디나 평화롭고 고요하다.
누각한국의 절은 어디나 평화롭고 고요하다.이정기

  "스님, 차 좋아하세요?"
  "Monk, Do you like tea?"

- 차에 대해 설명 좀 해 주세요. 녹차는 알겠는데, 홍차는 뭐고 보이차는 뭐예요?
"차는 정확하게 차나무의 잎을 가리키는데, 그것을 우려낸 음료를 보통 차라고 하지. 차의 종류는 정말 많아. 만드는 방법에 따라, 발효시키지 않고 화열로 볶는 '녹차'와 약간 발효시킨 뒤에 볶는 '우롱차', 완전히 발효시켜 만든 '홍차' 등이 있지. 아까 말한 보이차는 중국 윈난 성에서 만들어진 발효차의 일종이야. 우선 녹차 한 잔 드시고, 이따 보이차 맛도 보여 드리지."
(Q : Please, explain about tea. I know about green tea. but I don't know about red tea and puer tea."
  "The exact meaning of 'tea' is the leaves of the tree. But we call the drink that brew leaves in hot water 'tea'. There are many kinds of tea. Depending on how to make, there is 'green tea' which is not fermented and is parched, 'oolong tea' which is a little fermented and parched and 'red tea' which is fully fermented. Puer tea which I mentioned before, is a kind of fermented tea made in Ywinnan, China. After drinking some green tea, I will show you the taste of puer tea.")

- 차를 매우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요?
"출가해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게 부처님께 드리는 예불인데, 여기에서 차 올리는 것이 빠지지 않아. 그리고 절집에서는 스님들끼리 일상적으로 차를 즐겨 마셔. 그러다 보니 차와 친해진 거지. 그동안 내가 사서 이웃들에게 돌린 차 값만 해도 10억 원이 넘을 거야."
(Q : I heard that you like tea very much. Is there a special opportunity where you like the tea?
  "Having a Buddhist service is a first step when we enter the Buddhist priesthood. Tea is always on hand at a Buddhist service. Also Monks like to drink tea routinely in temples. And, then we are familiar with tea. Maybe the price that I paid for teas for neighborhoods until now will be over a billion won.")

- 차를 마실 때에는 따라야 할 순서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게 바로 다도(茶道)야. 차를 달여 마시는 데도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지. 정성스레 물을 끓이고 차를 간맞게 하여 마시는 일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이러한 평범한 일도 정신을 가다듬으면 도(道)로 승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겨 있어. 하지만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차를 들면 돼. 마음이 제일 중요하거든."
(Q : Is there an order when we drink a cup of tea?
  "It is tea ceremony. So we should be polite even when we drink tea. It is routine that we boil the water, and drink tea. We can sublimate the common things 'Do', if we pull ourselves together. However mind is the most important thing so we don't have to obsess about formality.")

다도 차를 마시며 듣는 스님의 차 이야기는 향기로웠다.
다도차를 마시며 듣는 스님의 차 이야기는 향기로웠다. 이정기

  "스님도 커피 좋아하세요?"
  "Do you like coffee, too?"


- 차와 커피는 어떻게 달라요?
"차와 커피를 비교해 보면 참 재미있어. 이 둘은 각각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음료야. 잎으로 만드는 차와는 달리, 커피는 열매 속에 있는 씨를 볶아 만든 거야. 그게 원두지. 그래서일까. 잎은 우주의 에너지를 아래로 내려 주는 성질이 있어 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는데, 씨는 자신을 깨뜨리고 상승하려는 성질이 있어 커피를 마시면 활력을 얻게 된다고 하지."
(Q : What are the differences between coffee and tea?
  "It is interesting that comparing coffee and tea. Each of them is a representative drink of east and west. Unlike tea that is made from leaves coffee is made from seeds in the fruit. That is coffee beans. Leaves have a trait which lowers the energy of space, so when we drink tea, we are calmed down. But seeds have a trait which break themselves and rise so when we drink coffee we can get a energy.")

- 차는 내려 주고, 커피는 올려 준다? 재미있는데요.
"그렇다고 전혀 다르다고만 생각해선 안 돼. 선승들이 수도를 위해 즐겨 마신 것이 차였다면, 수도사들이 기도할 때 잠을 쫓기 위해 마신 게 커피였거든. 무엇보다도 차와 커피는 농경 문화와 유목 문화와 연관이 있어. 그래서 마시는 지역이 서로 달랐을 뿐이야. 고기를 먹는 지역에서는 커피가 제격이거든. 따라서 차를 '좋으냐 나쁘냐' 그렇게 단순하게 바라보아서는 안 돼."
(Q : Tea makes low and coffee makes rise? It's interesting......
  "But you should not think it is totally different. Priests drink coffee to help them stay awake when they pray, while they drink tea to practice asceticism. Most of all coffee and tea are associated with agriculture and nomadic culture. So,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a coffee drinking area and a tea drinking area. Coffee is perfect to drink in areas where people enjoy eating meat. Therefore you should not judge tea's good and bad points simply.")


- 스님도 커피 좋아하세요?
"좋아하기까지는 않지만, 마실 때는 마셔. 저자에 나가서 차 한 잔을 마시려고 해도 마실 곳이 마땅치 않아. 그래서 가끔 커피를 마시지.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커피하고 차 중에서 차를 더 많이 마셔. 차 마시는 인구가 더 많지. 프랑스에 가 보니까, 진짜 부자들은 커피보다 차를 더 즐겨 마시더라고. 아주 그럴 듯한 찻집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게 상류층의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Q : Do you like coffee, too?
  "I sometimes drink it, but I don't like it. I try to drinking a cup of tea but there isn't an appropriate area where I can drink the tea. So, I sometimes drink a cup of coffee. But people drink tea more than coffee around the world. When I went to the France, rich men drink tea better than coffee. I think drinking a cup of tea can become the upper class culture in the tea house."

커피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평균 400잔이라고 한다.
커피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평균 400잔이라고 한다. 이정기

  "스님, 녹차를 어떡하죠?"
  "Monk, how green tea?"

- 지난 5년간 우리나라 녹차 주산지 보성에서 사라진 녹차 밭이 축구장 150개를 더한 면적보다 크다고 하는데요?
"석천사에서는 연꽃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린 아이들한테 차 마시는 법을 가르치고 있어. 그랬더니 참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지. 스님, 차 한 잔 주세요 하고 오는 아이들이 생긴 거야. 그 어린 것들이 차 맛을 안 게지. 왜 우리 차가 이리 되었느냐, 커피 탓이 아니라 우리 탓이야. 우리가 차 마시는 법을 안 가르치는 사이에, 텔레비전에서는 날마다 커피 마시는 법을 가르치잖아. 전 국민을 대상으로."
(Q : It is wider than 150 football fields that the green tea field appears in Boseong which produces a number of teas over the last 5 years, isn't it?
  "Seokcheon Buddhist Temple manages Yeon-ggot nursery, in there we teach young children how to drink a cup of tea. Then, some interesting things happen. Children came to me to drink a cup of tea. They knew the taste of tea. For not coffee but people, our tea become this. We don't teach people how to drink tea, TV teaches people how to drink coffee to all Korean people.")

- 차도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입맛에 맞게.
"그래. 요즘에는 퓨전 푸드라고 해서 한국 요리와 서양 요리를 접목하여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개발하고 있잖아. 차도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하도록 퓨전이 필요해. 녹차로 캔 음료수도 만들고, 녹차로 케이크도, 만들고 녹차로 사탕도 만들고.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어. '차'는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예의를 갖추어 마시는 것'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Q : Tea is changed like our taste, isn't it?
  "Yes, recently, people develop fusion food which has merged Korean food and Western food. So, It is tasty to contemporary people. Similarly, tea needs fusion for many people to access it easily. For example, make canned beverage and cake and candy by tea. However, any case we must not forget something that tea is not just eating but eating with manners.")

길 며칠 전 늙은 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을 떠났다.
며칠 전 늙은 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을 떠났다. 이정기

인터뷰를 마치고 나온 석천사 마당에는 늙은 개 한 마리가 있었다. 개의 나이는 스무 살 정도, 개는 인간보다 나이를 일곱 배 빠르게 먹는다고 하니 사람 나이로 치면 일백사십 살 정도 된다고 스님은 설명하셨다.
(After interview, there was an old dog on the Seokcheon Buddhist Temple yard. The monk explained, although a dog is actually 20 years-old but we consider a dog 140 years-old because dog is aged 7 times more than humans.)


그리고 그 옆에는 우리 나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머리가 약간 부족한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속세의 때가 전혀 묻어 있지 않았다. 커피에 길들여진 우리는 그에게서 스님께서 주신 녹차 느낌을 받았다.
(And there is a girl who is aged such as us beside it. Although she looks like a little bit fool, she doesn't like to live in an urban area. We that are raised by coffee feel her like tea given by the monk.)

(기사 작성 : 동아리 <사랑해여수> 이정기, 김지훈, 박한빈, 부창빈, 정찬 기자. 지도 교사 : 박용성)
  (News written by the group, 'ILOVEYEOSU' : Lee Jeonggi, Kim Jihun, Bak Hanbin, Bu Changbin, Jeong Chan. Guidance teacher : Park Yongseong)
덧붙이는 글 ‘사랑해여수’는 여수 지역 고등학생들의 연합동아리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기사를 작성해 왔습니다. 박람회 이후 우리는 ‘고교생들의 좌충우돌 문화 탐방기’라는 제목으로 막걸리, 차, 온돌, 떡 등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우리 동아리에는 여수(YEOSU)의 글자 하나씩을 따서 만든 ‘YOUTH’, ‘EARTH’, ‘OCEAN’, ‘SECRET’, ‘U-CITY’ 총 다섯 팀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U팀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사랑해여수 #U팀 #녹차 #석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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