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포항 죽도시장 유세장에 도착하자 한 지지자가 문 후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남소연
실제로 이날 경북대 유세 현장에 온 대학생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학생들은 문 후보의 연설을 경청했고,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그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문 후보가 유세차에서 내려오자 학생들이 일제히 그쪽으로 몰려들어 악수를 요청했다.
문 후보를 향한 반응이 좋은 건 대학가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유세 현장에는 3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고, 대부분 젊은 층이었다.
박성철(29)씨는 "인권변호사 활동 등 문재인의 삶의 궤적을 보면 신뢰가 간다"며 "지난 총선 때 김부겸 전 의원이 수성갑에서 40% 이상 표를 얻었으니 이번 대선 때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 번 총선 때 김 전 의원을 지지했다는 김찬호(24)씨는 "민주당 말대로 MB 정부가 잘한 게 거의 없다"며 "새누리당 스스로 정신 차리기는 힘들다, 선거에서 뜨거운 맛을 봐야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무소속 전 예비후보를 지지했던 20대 중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우영(26)씨는 "안철수가 사퇴해 아쉽긴 하지만 단일후보가 된 문재인을 찍으려 한다"며 "박근혜는 새로운 느낌이 없다,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대구는 무조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경향이었는데, 젊은 사람들 분위기는 다르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낮은 투표율이 변수... 문재인 '20%+α' 가능할까하지만 젊은 층 중심의 문 후보 지지 성향이 전부 득표로 연결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 4·11 총선 당시 TK 지역의 20대 투표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 낮았다. 이날 만난 학생 대부분도 그를 100%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아무개(25)씨는 "박근혜보다 문재인이 낫다는 것이지 문재인을 전폭 지지하지는 않는다"며 "문재인이 이번 대선에서 이기려면 안철수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이유를 고민하고 실현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김근주(21)씨는 "야권이 당선될 것처럼 반응이 뜨거워도 막상 이 지역 20대 투표율 보면 낮다, 어른들은 전동휠체어까지 타고 가서 투표하는데 젊은 친구들은 투표를 잘 안 한다"고 우려했다.
TK를 흔들고 있는 20대, 과연 그들은 문 후보에게 득표율 '20%+α(알파)'를 안겨줄까. 관건은 문 후보가 20대를 투표장으로 나오게 할 동기부여를 제대로 하느냐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그동안 이 지역 젊은 층들은 새누리당 독점 구도 속에서 야당을 지지해도 모두 사표가 되기 때문에 투표장에 나갈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김부겸 전 의원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젊은 층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안소 소통한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분명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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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흔드는 20대... 문재인에게 '20%+α' 선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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