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전 인천시장, 예비후보로부터 거액수수 의혹

[단독] 선관위, 검찰에 수사 의뢰... 안상수 "사실 무근, 무고로 고발할 것"

등록 2012.12.04 16:45수정 2012.12.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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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안상수 선대위 의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2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안상수 선대위 의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남소연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기초자치단체장 예비후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4일 제기됐다. 안 전 시장은 현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안 전 시장의 금품 수수 의혹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내부 고발로 불거지게 됐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달 26일, 안 전 시장이 인천 중구청장 보궐 선거에 공천을 신청한 새누리당 예비후보 A씨(55)로부터 1억4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내부 고발을 접수했다. 제보자는 A씨의 수행비서 B씨다.

선관위는 이 사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인천지검 공안부에서 안 전 시장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B씨는 선관위에 "안 전 시장에게 돈이 건네진 시점은 새누리당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7월 말에서 8월초 사이에 집중됐다", "안 전 시장에게 건넨 자금 중 6000만 원은 무통장 입금으로, 3000만 원은 A씨 누이의 계좌를 통해 안 전 시장 동생의 계좌로 입금됐다"고 진술했다. B씨는 또 안 전 시장에게 줄 돈을 조달한 사람으로 A씨의 측근 H씨를 지목했다.

A씨는 지난 7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안 전 시장의 특보를 맡아 경선 선거 운동을 도운 바 있다. A씨는 공천 신청을 했지만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여론조사로 치른 경선에 참여하지 못한 채 공천에서 탈락했다.

'공천 헌금' 정황 담긴 녹취록도 선관위에 제출

 지난 8월 4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안상수 후보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남소연

선관위에는 예비후보 A씨가 안 전 시장에게 준 돈이 공천 헌금 성격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제출됐다. 이 자료는 A씨가 공천 탈락이 확정되기 전인 11월 8일~9일경 A씨와 선거캠프 운동원들 사이에 오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 녹취록에는 선거운동 보수를 달라는 캠프 직원들에게 A씨가 "공천이 잘 안되는 모양"이라고 하자 선거운동원들이 "안 전 시장에게 간 돈"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A씨  : 공천도 잘 안되는 모양이다 지금 보니까.
선거운동원 : 돈을 그렇게 썼는데도 안됩니까? 아니 안 (전) 시장한테 1억 넘게 가고 000이한테 가고 다른 사람 한 명 또 있으시다면서요? 그렇게 갔는데도 공천이 안 돼요?
A씨 : 공천이 안 되는 모양이다. 000이 되는 모양이다. 박근혜도 만나고 했는데.
(중략)
선거운동원 : 형(A씨 지칭)이 맨날 하시던 말씀이 저희 돈 없다고 하면, 안 (전) 시장님한테 간 돈이 안 나와서 돈 못주신다면서요. 저희가 직접 안 (전) 시장님한테 돈 좀 빨리 달라고 해도 되는 겁니까?
A씨 : (웃기만  함)
선거운동원 : 맨날 그러셨잖아요 안 (전) 시장한테 돈이 안 나오니까 줄 돈이 없다. 미안하다 조금만 더 버텨 달라….
A씨 : 너희들한테 (직접) 그런 적 없다. 00(선거 총책임자)한테 그랬지.


대화 중에 다른 선거운동원은 A씨에게 "저한테도 안 (전) 시장 드릴 돈 좀 꿔달라고 전화하셨잖아요"라고 따지기도 했다.

A씨는 한 선거운동원이 안 전 시장에게 직접 전화해 돈을 달라고 하겠다며 안 전 시장의 명함을 꺼내자 만류했다.

선거운동원 : 안 (전) 시장님한테 저희 월급 못 주니까 돈 달라고 해도 되냐고요. 됩니까.
A씨 :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이 사람아.
선거운동원 : 친철하게 명함도 있더라고요, 안상수 여기 있네. 사무실 전화번호 02-3786-xxxx. 되요 안 돼요?
A씨 : 안 되지 이 사람아.

이번 사건은 A씨의 선거 캠프 직원들이 선거 운동을 돕고도 A씨가 공천에 탈락하면서 약속했던 보수를 받지 못하게 되자 불거졌다. 이들은 A씨를 지난 달 23일 사기죄로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안상수, 강력 부인... "터무니 없는 이야기, 제보자 무고로 고발"

안상수 전 시장은 거액 수수 의혹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며 강력 부인했다. 안 전 시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1억4천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제보자를 무고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시장은 동생 안아무개씨와 A씨 사이의 돈 거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 간 거래였을 것"이라며 불법 정치자금이나 공천 헌금설을 부인했다.

A씨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안 전 시장 동생과는 20년 지기 친구로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내가 빌리기도 하는 등 돈 거래가 많았다"며 "제보자가 돈(선거운동 일당)을 달라며 나와 아내를 협박하다가 안 되니까 (통장거래 내역을) 껴맞춰서 (안 전 시장에게) 돈이 갔을 것이라고 추정해 고발한 것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도 공천에서 탈락했다면 내가 지금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냐"며 "제보자를 무고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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