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의 정겨움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가게 '자매신발'은 봉일천 시장 옆에 있다.
김종성
소박하지만 애틋한 마음이 드는 봉일천 오일장. 예전엔 이 자리가 소를 사고파는 우시장이 열렸던 자리라고 곶감을 파는 어느 상인분이 알려주셨다. 시장 주변의 봉일천 초교, 봉일천 중고등학교, 봉일천 우체국, 봉일천 성당 등을 보니 동네 이름인 파주시 조리읍 보다는 봉일천리가 더 많이 쓰이고 원래의 동네 이름 같다.
이불을 덮은 사각 우리 안에서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안쓰럽고 귀여운 강아지들, '셈베이'라 불리는 옛 과자, 손님의 주문을 받고 열심히 생선의 포를 떠는 상인들, 어릴 적 참 많이 먹었던 튀각 가게…. 작디작은 오일장에 있을 건 다 있다. 추운 겨울날이지만 다행히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어 오일장이 훨씬 활기 있어 보였다. 직접 기르고 수확한 채소들을 작은 그릇들에 담아 파는 아주머니는 이래 뵈도 파주의 여러 장터에서 수십 년간 장사를 해 아들, 딸 다 키웠다고 자부심이 담긴 표정으로 말씀하신다.
파주에서 열리는 오일장은 다섯 군데나 있다. 매 1일, 6일에 열리는 경의선 금촌역 앞 금촌장을 시작으로 문산역 앞 문산장(매 4일/9일), 공릉천을 따라 난 봉일천장(매 2일/7일), 법원읍 법원장(매 3일/8일), 임진강에서 가까운 적성면 적성장(매 5일/10일)이 열린다. 소읍과 장터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겐 보물 같은 파주의 장날이겠다.
산책하기 좋은 녹색지대 파주 삼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