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레이스 앞둔 민주당 '들썩'...초선들 "독자후보 낼 것"

김한길 "몇몇 실세 공천 주물러 패배"... 초선 33명 "계파 청산할 후보 낼 것"

등록 2013.03.14 18:23수정 2013.03.15 09:30
0
원고료로 응원
a  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

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 ⓒ 남소연


민주통합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5·4 전당대회를 50일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특히, 당내 비주류 좌장으로 통하는 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은 친노·주류 진영을 강하게 성토하며 당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신경전이 본격 점화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몇몇 실세들이 당의 주인 노릇을 하면서 공천을 주무른 결과, 두 번의 뼈 아픈 패배를 맞이했다"며 "4·11 총선 직전 삭제된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당헌 1조 2항을 되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또 "정당정치는 헌법이 요구하고 있는 정치질서이고 정당법에는 당원의 자격, 요건도 명시돼 있다, 당의 주체를 선언하는 당헌을 왜 삭제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당헌 개정을 통해 우리 당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30% 여론조사 20%'의 비중으로 반영되는 5·4 전당대회 룰과 연관된다. 앞서 친노·주류 측은 지난달 27일 중앙위원회에서 모바일 투표 폐지 안건을 막고 국민참여선거인단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는 전대 룰을 관철시켰다. 다만, 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지난 6일 이 같은 전대 룰을 의결하면서 여론조사 내부 비율을 주류 측의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 국민참여 선거인단 5%'가 아닌 '일반국민 10% 일반 당원 7%'로 구성했다.

즉, 비주류 진영의 유력 당대표 후보로 꼽히는 김 의원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권한 명문화' 부활을 요구하며 구도 짜기에 나선 셈이다.

"아무런 의무 없는 지지자, 당원과 구분돼야"... 전대 앞두고 친노·주류 견제?

무엇보다 김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많은 정당이 사당화돼 있고 특정계파가 패권적 행태를 보였는데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은 아니다, 정당혁신의 기본은 정당 정상화다"며 친노·주류 진영을 정면 비판했다.


이어, "진성당원제를 도입한 열린우리당은 실패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도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다고 진성당원제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며 "열린우리당에서는 진성당원에게 엄격한 의무를 적용했고 그로 인해 편향성을 띤 집단으로 당이 구성된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친노 중심의 당 구성 및 운영이 문제였지 당원 중심의 정당 운영이 문제였다는 건 아니란 얘기였다.

그는 당 정치혁신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민주서포터스' 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서포터스' 안은 온라인 공간에서 일정 기간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지자에게 대선후보 및 당 지도부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할 자격을 주기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SNS 활용과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정당 등을 통한 당의 개방성 확장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개방도 결국은 문 안에 주인이 있을 때 성립되는 개념"이라며 아무런 의무도 지지 않는 지지자와 당원은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여야가 정부조직법으로 극심하게 대치하는 때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큰 문제가 정리된 뒤에 최종 결심을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전대는 분위기를 띄우는 '붐업' 전대가 아니라 조용하게 치르는 게 맞다"며 "조기과열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부영 "친노·주류 선거결과 책임져야, 컨디션 안 좋으면 선수교체 해야"

당내 친노·주류를 향한 '대선패배 책임론'도 여전하다. 이부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당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원죄는 아니더라도 책임은 져야 한다"며 "전당대회에는 (친노·주류가 아닌) 다른 분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임져야 하는 분들은 (대선 당시) 선대위 직책을 맡은 분들"이라며 "스포츠 경기 중에 컨디션이 안 좋으면 선수교체를 하는데 민주당은 왜 그렇게 안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의 주류가) 강한 비주류가 돼 약한 주류를 미는 것은 어떤가"라며 "그것이 책임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또 "'주류가 책임지고 전당대회 나가지 말자'는 얘기를 당내에서 누가 할 수 있겠냐"라며 "문재인 의원이 해야 한다, 문 의원이 대선 잘못에 대해 스스로 받아들이고 물러서서 더 높이 뛰기 위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고문은 김한길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그는 "비주류 쪽에 출마할 다른 사람이 있다면 경쟁해 붙어야 한다"며 "비주류에서 왜 꼭 김 의원만 나와야 하나"고 반문했다.

'독자 행보' 선언한 민주 초선들,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나

a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의 혁신을 위해 당내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으며 새로운 정치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의 혁신을 위해 당내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으며 새로운 정치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민주통합당 초선 의원들은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류-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5·4 전당대회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홍근, 유은혜, 김기식, 진선미, 남윤인순 의원 등 초선의원 33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혁신과 새로운 정치를 위해 매진하고 당을 새롭게 이끌 혁신적 리더십을 세우는데 힘을 모으겠다"며 독자 후보 추대 가능성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마저 친노-비노 경쟁, 계파 간 갈등, 선거책임 논쟁으로 시간을 빼앗겨선 안 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으면서도 당의 변화를 가장 잘 추동할 새 인물을 직접 출마시키거나 후보 중 가장 적합한 인물을 택해 실질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유력인사를 구심으로 하는 계파간 소모적 갈등과 담합 구조가 민주당의 역동성을 가로막아왔다"면서 "배타적인 의사결정, 왜곡된 여론형성 등의 폐해를 낳는 당내 계파정치는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당내의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유력인사들도 우리 초선의원들을 포함한 지역위원장이나 핵심당직자들을 더 이상 계파로 묶거나 줄을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은 누구를 당대표로 추대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기식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낡은 계파질서를 해체하고 제대로 혁신할 사람을 돕겠다는 것"이라며 "(지지대상이) 초·재선 사이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친노 #5.4 전당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2. 2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3. 3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4. 4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5. 5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