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이 큰 상황이라 자영업 구조조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기획재정부
2013년, 더욱 늘어날 구조조정2013년도에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2% 저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저성장 국면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8%, 정부는 3.0%의 저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더군다나 폭발 직전의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거품 문제 등은 더욱 심각한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2012년 11월13일 금융감독원의 '2012년도 중소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를 보면, 45개 기업이 C등급(워크아웃)을, 52개 기업이 D등급(법정관리)을 받았다(최근 3년간 적자를 냈거나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 자산건전성 '요주의' 등급을 기록한 곳이 C·D등급으로 분류된다). 전년보다 26%(20개)가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365명을 대상으로 "귀사는 올해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17.5%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인력을 구조조정 한 기업(15.3%)보다 2.2%p 증가한 수치다(<이투데이> 2013. 1. 9.).
대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013년도 구조조정 계획을 묻는 질문에 15%가 '있다'라고 대답했다(<헤럴드경제> 2012. 11. 15.). 이미 작년에도 현대중공업, 한국GM, 르노삼성, GS칼텍스, KCC, 현대상선, 삼성화재 등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거나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특히 한국에서 고용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다른 산업과의 연계도 큰 건설업이나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2월 26일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의 대형건설업체 쌍용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100대 건설기업 중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업체는 19개 회사로 늘어난 상태다. 최근 두산건설(12위)은 그룹에서 1조 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받기도 하였다.
문제는 건설업체들의 도산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여전히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꺼져야 하는 상황이며, 그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침체와 파산행렬은 지속될 것이다. 비우량 기업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BBB+' 건설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공모사채 기준) 가운데 올해 만기가 되는 금액은 5조 원 규모다(<머니투데이> 2012. 2. 26.). BBB+ 이하 건설기업들은 자체적인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하고 금융권에서도 손실을 우려해 건설업체들에게 자금공급을 하지 않고 있어, 돈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산업의 또 다른 큰 축인 해운·조선업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운사의 경우 한진해운 1097억 원·현대상선 5197억 원·STX팬오션 2146억 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경기는 침체하는데 발주한 선박이 많아지면서 선박 공급 과잉까지 겹쳐 있는 상태다. 대한해운과 STX팬오션 등은 매물로까지 나왔다.
한편 2012년 국내 대형 조선사 9곳의 수주량은 7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불과했고, 수주잔량은 2800만CGT로 2002년(2700만CGT)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부산일보> 2013. 2. 19.). 조선업 경기는 보통 해운업에 후행하는데, 해운업 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어 조선산업의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자본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 생산물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본은 노동자들이 더 많은 '양보'를 하는 곳으로 이동하려 할 것이고, 이는 비정규직의 증가나 고용여건 악화, 정리해고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난해 르노자동차는 스페인에서 생산량과 고용을 늘린다고 했는데 이는 노조가 노동시간 연장,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임금 인상, 비정규직 투입 용인 등을 합의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식의 스페인 생산 증대는 다른 나라의 생산 감소와 구조조정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최근 GM이 차세대 크루즈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GM은 더욱 열악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곳으로 생산물량을 배정하려 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 간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이러한 바닥으로의 경주는 국내 정리해고 압력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기대할 것 없어 보이는 박근혜 정부의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