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작가와의 인터뷰, 그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브이 포즈를 취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신광태
- 몇 년 전에 BBQ치킨을 선전하고 받은 비용 1000만 원을 지역에 장학금으로 낸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그 일을 그만두게 된 건가."1000만 원이 아니고 6000만 원이다. 그 돈을 1000만 원씩 나누어서 강원도 6개 시군을 찾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왜 그만두게 된 이유를 말하기 전에 그 시작부터 말해야겠다. 2010년 봄에 BBQ치킨으로부터 트위터를 통한 기부캠페인 후원제의가 들어왔다. 내용은 한 달에 네 번 트위터에 BBQ를 언급하면 업체에서는 월 1000만 원의 후원금을 내겠다는 거였다.
강원도 산간 교육환경이 낙후된 지역아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월 1000만원씩 받아 강원도 화천, 양구, 인제, 고성, 춘천 등 6개 지자체에 60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긴 거다. 모 국회의원의 '이외수가 트위터를 이용해 돈벌이를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결국 그 사람으로 인해 나눔 재능기부도 끝났다. 가난한 산골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는데, 그 부분이 제일 아쉽다."
- 트위터를 말했으니까 생각난 게 있어 묻겠다. 트위터를 통한 지역 농산물 판매에 있어 2010년 구제역으로 산천어축제가 취소되었을 때 15억여 원의 농산물이 판매되는 데 기여를 했고, 2011년 전국적으로 배추파동이 일었을 때 (감성마을) 다목리에서 생산된 배추는 전량 판매되는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 외에 또 어떤 것들이 있나?"지난해 화천군 간동면 멜론 작목반에서 멜론을 가져와 맛을 보여주면서 500박스만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맛을 보니 당도가 뛰어났다. 대박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안해하지 말고 5000박스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결국 짧은 기간에 다 팔렸다. 그래서 올해는 그보다 더 많은 멜론재배를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 놓은 상태다.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3월초 화천읍 동촌리 마을에서 트위터를 통해 고로쇠를 팔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강원도 산골 고랭지에서 생산된 것이기 때문인지 2시간 만에 1600병이 팔렸다. 그런데 올해는 그 마을에서 내게 '고로쇠 판매'를 부탁하지 않았다.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나' 하는 생각에 그 마을에 확인을 해 보니, 마을사람들은 지난해 고로쇠를 구입한 고객들의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파악해 고로쇠 소식을 알리는 등 나름대로의 마케팅 전략으로 지난해 보다 더 많은 물량의 고로쇠를 판매했다는 거다. 그 소식을 듣고 큰 보람도 느꼈다.
또 화천읍 풍산리 어떤 농가에서 양봉꿀을 생산하는 분이 꿀 한 병을 가져와 맛을 보고 괜찮으면 판매 좀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감성마을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맛을 봐 달라고 했더니, 설탕을 쓰지 않는 진품양봉이란 말들을 했다. 그래서 자신있게 트위터에 소개를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적게 팔렸다. 소개방법의 다양화를 통해 여러 가지 문구로 다시 소개해 볼 참이다."
그런데 그는 느닷없이 내게 "신 기자님 혹시 꿀맛을 아느냐"는 질문을 한다. "단맛 아니냐"는 내 대답에 그는 "꿀에는 신맛, 매운맛, 단맛, 쓴맛, 짠맛이 난다, 그게 진짜 꿀이다, (풍산리에서 가져온) 이 꿀에서 그 맛은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니들이 꿀맛을 알아?'라고 말하는 듯한 작가의 표정이 재미있었다.
- 많은 사람들이 작가께서 지역 농산물을 팔면 판매액의 몇%를 먹는다느니 하는 말들도 한다. 정확히 광고비를 얼마나 받는지 궁금하다. "글쎄, 배추를 팔았을 때는 농가에서 배추를 보냈고, 멜론 농가에서는 멜론 한 박스를, 고로쇠 마을에서는 고로쇠를 몇 병 보내줬다. 그게 광고료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몇 %나 될까? 잘 모르겠다(웃음). 어쨌든 올해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도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토마토를) 직접 먹어봤을 때 찰진 정도와 단백함이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 내게 대가를 주고 싶다면 토마토 몇 개만 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