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공표시각' 누락된 대선 개표 상황표 나왔다

효력 있나?... "절차 밟았기에 효력 인정된다" 해명

등록 2013.04.02 17:32수정 2013.04.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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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18대 대선 개표 상황표에서 위원장 공표시각이 누락된 상황표 4건이 발견됐다. 대선 개표관리 매뉴얼에 의하면 개표진행은 1) 투표함 개함 및 투표지 정리 2) 투표지의 분류 3) 투표지의 심사, 확인 및 집계 4) 후보자별 득표수 검열 및 공표 5) 개표상황 보고 및 투표지 정리 등의 순서로 돼있다.

위원장의 공표는 투표지에 대한 심사, 집계, 검열의 과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이루어지기에 법원 판결문과 유사한 효력을 갖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 위원장을 보통 각 지역 법원 판사가 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선 개표 당시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도 홍천군 법원장 판사였다. 그런데 홍천군에서는 위원장 공표시각이 누락된 개표 상황표가 4장이나 발견돼 개표 관리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a 개표관리매뉴얼  18 대 대선 개표관리매뉴얼

개표관리매뉴얼 18 대 대선 개표관리매뉴얼 ⓒ 정병진


지난 대선 때 홍천군 선관위 관리계장이던 송강헌씨의 해명을 들어봤다.

그는 "홍천군 선관위에서는 현장감을 주기 위해 위원장이 공표하고 직접 수기로 공표 시각을 적도록 사전에 안내 드렸으나 일부 누락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원장 곁에 보조사무원이 있었지만 위원장이 공표시각을 누락하면 대신 적으라고 그에게 미리 당부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개표 상황표상 위원장 공표 시각이 누락됨으로써 공표 시각을 알 수 없고 개표 상황표 자체의 효력 여부 논란도 제기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황표의 효력 발휘에는 이상 없다는 입장이었다. 개표의 다른 모든 과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졌고 위원장의 도장도 찍혀 있으며 실제 위원장 공표가 있었기에 전산 입력이 가능했으므로 개표 상황표 효력에는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최관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은 "위원장 공표시각은 공표 시각을 알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위원장 공표시각이 누락됐어도 정상 절차를 거쳤다면 개표 상황표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 위원장 공표 시각은 참고 사항인가?"라는 질의에 "기록해야 하는 게 맞지만 공표 시각을 기재해야하는 건 서식에 있는 거고 그게(공표시각) 없다고 개표 상황표의 효력이 없다는 유권해석은 없다"고 말했다. 정확한 '공표시각'만 모를 뿐이지 위원장의 검열까지 다 끝났으므로 개표 상황표의 효력 발휘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이야기다.


a 홍천 개표 상황표  위원장 공표 시각이 누락됐다. (강원 홍천군 홍천읍 제2투표구)

홍천 개표 상황표 위원장 공표 시각이 누락됐다. (강원 홍천군 홍천읍 제2투표구) ⓒ 정병진


투표지분류기(전자 개표기) 운영 시각 에러 24건의 안동, 4002표 수작업 개표에 걸린 시간이 3분인 구미, 투표지분류기 종료 시각보다 위원장 공표가 17분 빠른 순천 개표 상황표 따위의 부실한 개표 관리 사례가 시민들의 정보 공개 청구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같은 몇 가지 사례를 들며 "앞으로 개표 관리를 더욱 철저히 잘 해야 함은 당연하고 18대 대선의 부실한 개표 관리에 대해 중앙선관위 차원의 유감 표명이나 소명 그리고 대선 개표 같이 중대한 일을 태만히 수행한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도 있어야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최 주무관은 "무슨 말씀인지 알겠다. 앞으로는 일반 국민이 개표 결과에 수긍할 수 있도록 사소한 착오도 없도록 교육 시키겠다"고 하였다.


대선 개표 관리의 부실성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중앙선관위에서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 표명과 조치를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천군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상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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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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