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 "하시모토 망언, UN총회 가서 해보라"

내외신 브리핑 통해 "북한, 비핵화를 행동으로 보여야"

등록 2013.05.27 17:49수정 2013.05.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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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윤병세 외교부 장관(자료사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자료사진). ⓒ 권우성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 시장)의 거듭된 망언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국제사회의 상식에 어긋나는 민망하고 창피스러운 언급"이라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내외신 합동브리핑에서 최근 이어진 하시모토 대표의 일본군 위안부 및 침략 정당화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윤 장관은 "하시모토 대표에게 '그런(침략 정당화) 이야기를 UN 총회나 미국 의회에 가서 한번 해보라'고 하라, 어떤 반응이 나올지"라며 "그런 말을 하면 할수록 일본 내의 양식 있는 분들에게까지 많은 피해를 주고, 일본을 고립시킬 수 있다, 더 이상하지 않는 게 본인이나 일본의 양식 있는 분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에 앞서 하시모토 대표는 일본 도쿄 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배포된 공식해명서를 통해 '위안부와 관련된 일본의 배상은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으로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이를 납득할 수 없다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윤 장관은 "그런 말을 하는 분은 한일 간에 이뤄진 협의와 논의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우리가 일본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일본측의 답이 없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은 한일기본조약의 부속 협정으로, 하시모토의 말대로 한일기본조약에 의해서도 한국이 일본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윤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일본 정부 등의 침략 정당화 행위가 계속될 경우, 지난 4월 장관급 회담 취소 등 한국 정부의 대화 거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일본 측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통향들이 상당히 실망스럽다, 이런 연이은 역사퇴행적인 언동들은 한·일 우호관계를 강화하려는 우리 정부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이런 게 개선되지 않으면 정상회담뿐 아니라 고위급 회담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비핵화 행동으로 보이는 게 출발점"


한편, 이날 윤 장관은 "소쩍새가 한번 운다고 국화꽃이 피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북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룡해 북한특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언급한 걸 북한이 비핵화할 의향이 있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윤 장관은 "북한이 대화용의를 표명했다는 것과 관련해 우리로서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윤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게 북한의 비핵화 의지인데, 이 의지를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구체화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며 "진정성 있는 태도가 무엇인지는 북한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어 "핵 포기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는 한·미·일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6자회담 국가와 UN 안보리와 ASEAN 등이 이구동성으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및 나머지 회담 당사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에 따라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는 행동을 보여야 북한의 진정성을 믿고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북한의 핵포기를 대북지원의 선결조건으로 내건 이명박 정부의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윤병세 #비핵화 #하시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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