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 무기한 철야농성, 6천 22명 릴레이단식 돌입 기자회견'에서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앞에 보이는 빈 밥그릇 탑은 회원들의 학교비정규직의 열악한 현실을 상징하며, 첫 날 참가자 385명의 이름이 적혀있다.
김지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 교직원과 동등하게 급식지원비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본부는 3일 여의도 국회 앞 산업은행에서 무기한 밤샘농성과 릴레이 단식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중 385명이 점심을 굶는 단식을 시작해 오는 22일까지 6022명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태의 학교비정규직본부 본부장은 "학교 비정규직은 정규 교직원이 받는 월 13만 원의 급식지원금을 받지 못하지만 정규 교직원과 똑같이 월 6만 원의 급식비를 내면서 학교에서 밥을 먹는다"며 학교 비정규직이 차별받는 현실을 전했다.
이 본부장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이런 처리가 딱했는지 일선 학교에선 급식실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에게는 6만 원을 받지 않고 있다"며 "급식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이들과 교직원이 먹고 남은 잔반으로 눈칫밥을 먹는 일종의 부엌데기 신세"라고 밝혔다.
안명자 학교비정규직본부 경기지부장은 "우리도 당당히 급식비를 내면서 밥을 먹고 싶지만 월급이 100만 원인 수준에서 매월 6만 원을 내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라며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과 동일한 급식지원비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학교비정규직본부는 급식비 지급을 비롯해 근속년수가 인정되는 호봉제 도입과 고용안정 등 처우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안 지부장은 "학교 비정규직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며 "요즘 문제인 갑을(甲乙) 관계로 비유하자면 학교 비정규직은 을(乙) 중에서도 가장 열약한 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매년 1만여 명이 계약 만료로 잘리는 불안한 고용환경에 처해 있으며, 1년을 일하나 20년을 일하나 기본급은 모두 월 1백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월 평균 임금수준이 월 171만 원인 것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학교 비정규직 조리원 등 50여 직종 15만... 20년 일해도 기본급 1백만원 수준 이상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교육부가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대책을 수립해 6월 중 국회에 보고하기로 약속했고, 여야는 교육공무직법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합의했다"며 "오늘 임시국회 개회를 맞아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의 비정규 대책에 대한 실행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단식 참가자 수만큼 밥그릇으로 탑을 쌓은 퍼포먼스를 벌였다. 빈 밥그릇을 엎어서 만든 피라미드 탑은 학교 비정규직의 열악한 현실과 호봉제에 대한 염원 그리고 교사, 공무원과 함께 학교 비정규직을 인정해 줄 것을 상징한다.
교육부가 2월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학교 비정규직은 조리원, 영양사, 돌봄 강사,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사서, 특수보조실무원 등 50여 개 직종으로 약 1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3월 개학을 앞두고 6475명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됐다고 밝혔지만 노조에서는 조사에서 누락된 직종까지 포함하면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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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비도 못 받는 '을중의 을' 릴레이 단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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