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입점 점포 매출기록에 오류... 조작 아니냐"

서류마다 매출총액 다른 걸로 나와... 홈플러스 "확인해보겠다"

등록 2013.06.20 19:46수정 2013.06.2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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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입점 업체 매출기록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의 한 홈플러스에서 지난 2011년 3월부터 피자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윤아무개(47)씨가 '홈플러스 측에서 점주에게 서너 차례 제공한 매출기록에 적힌 매출 총액이 서로 맞지 않고, 현금 결제액과 카드 결제액에서 차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홈플러스와 지난 2011년 3월, 입점 계약(2014년 3월까지)을 맺었다. 보증금 1500만 원, 월 임대료는 수익금의 15%를 내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계약은 2개월 만에 '1년 계약'으로 전환됐다. 다만, 홈플러스 쪽과 재계약은 문제없이 이뤄졌다.

윤씨와 홈플러스 간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2년 5월부터였다. 윤씨는 공책에 적어 놓은 매출 내역과 홈플러스 매출시스템(POS)에서 차액이 발생함을 인지했다. 그는 처음에는 직원의 실수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수상해 홈플러스 측에 공식적으로 문의했다.

예상대로 매출에 차이가 있었고, 홈플러스 측은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측은 차액을 입금해주기로 했다. 윤씨는 입금을 확인하기 위해 매출 기록을 살펴봤다. 문제가 된 금액은 들어왔지만, 입금된 날의 매출 기록과 자신이 수기로 기록한 장부 사이에 차액이 발생한 것을 또 다시 발견했다.

윤씨는 최근에 전산 처리되는 본인 점포의 매출 기록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홈플러스 측은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았다. 윤씨는 내용증명을 보내 문제점들을 해명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홈플러스 쪽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후 윤씨 가게는 폐업 위기에 놓였다. 홈플러스 측은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5월 31일 치로 철수·명도 요청을 해왔다. 윤씨는 자신이 매출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자, 홈플러스 측이 매출상 금액을 맞추기 위해 해당 기록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홈플러스 발 자료 속에서도 상이한 매출총액

홈플러스가 윤씨에게 제공한 자료에는 2011년 6월 1일부터 30일까지 매출총액이 1098만9210원 발생했다고 돼 있었지만, 홈플러스가 점주에게 추가로 제공한 또 다른 자료에는 같은 기간 매출총액이 1121만2820원으로 돼 있었다. 22만3610원의 차액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현금과 카드 결제액이 실제 결제액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 측이 윤씨에게 넘긴 '업체별 일일 입금자료'와 '점포별 매출조회'를 비교해보면, 2011년 11월에 총247만3000원의 현금결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점포별(벤더별) 매출조회 자료 상 현금결제는 243만8000원으로 돼 있다.

2011년 12월 '일일 입금자료'에 430만2000원이었던 현금 결제는 '점포별(벤더별) 매출조회'에는 381만 원으로 기록돼 있어 큰 차이를 보였다. 반대로 카드 결제 금액은 늘었다.

이처럼 수치가 맞지 않으면 수익금의 15%를 월 임대료로 내는 윤씨의 입장에서 본인의 수입이 불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씨는 "1년 넘게 문제제기를 해도 홈플러스 쪽에서는 단 한 번도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이렇게 아무리 문제 제기를 해도 현재까지 홈플러스 측에서는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경위 파악 중... 이전 담당자에게 물어보겠다"

홈플러스 측은 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현재까지 파악하지 못했다"며 "현금 결제 금액과 카드 결제 금액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년 넘게 계속된 해당 점주의 반발에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해당 부서로 온 지 3개월가량 됐기 때문에 업무 파악이 더딜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이전 담당자에게 명확한 설명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홈플러스 쪽의 이런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공동회장은 "해당 점주 측의 말을 종합하면 홈플러스 측의 매출자료가 서로 다르다는 말인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현금 결제가 줄고 카드 결제가 늘었다는 것은 사업을 하면서 들어본 적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현상은 내부 자료와 점주 측에게 제공한 데이터가 달라 발생한 일로 보인다"며 "홈플러스 측에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도소매생활유통사업협동조합 박병규 사무국장도 "해당 점주가 이런 문제제기를 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홈플러스 측에서는 현재까지 확실한 해명을 못하고 있다는 것은 갑의 횡포에 대한 방증"이라며 "점주 측 '의도적 조작' 의혹 제기도 이유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지역 홈플러스에 입점해 있는 점주 이아무개(38)씨는 "매출 기록이 잡히는 시스템 상에서 현금 결제와 카드 결제가 차이가 나는 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며 "홈플러스 측의 애매한 입장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 나도 한 번 매출 기록을 조회해봐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매출기록 조작 #갑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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