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환, 변미란 부부가 해아찌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밤호박 호두과자를 보여주고 있다.
김병기
또 다른 부스에서는 김왕기 WK 컨설팅 및 메타 브랜딩 대표가 젊은 부부에게 일대일 품평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해남 해아찌영농조합법인에서 참가한 정인환, 변미란씨는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고향 해남에 내려와서 아이 셋을 키우면서 버섯농사를 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젊은 농사꾼 부부다.
영농법인이지만 조합원은 귀농에 뜻을 같이한 같은 대학 졸업생 3명과 귀농 5년차인 이용희 대표와 지역농업인 1명 등 총 5명이다. 이들은 산마늘, 두릅, 느타리, 매실 장아찌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이날 품평회에 밤호박 호두과자를 내놨다. 호두 대신 해바라기씨를 넣었고, 유기농 밀반죽에는 밤호박을 버무렸다. 앙꼬는 호박고구마다. 모든 재료가 이 지역의 특산물이다. 김왕기 대표는 호두과자를 집어 먹으면서 이들에게 물었다.
- 이걸 왜 만드는지 설명해 보시겠어요? "농한기에 농촌은 일자리도, 수입도 없습니다. 농촌에서 연중 판매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농가에서 버려지는 '이형과'(모양이 찌그러진 농산물)를 활용해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매년 이형과는 10-20%정도 나옵니다. 처음에 농민들은 '내다버리는 것이니 그냥 가져가라'고 했는데, 돈을 주고 삽니다."
- 자기 생각만 하네요. 이기적입니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사업을 시작한 뜻은 좋은데,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게 전달해야죠. 또 소비자들은 '호두과자가 나에게 좋은 이유가 뭔데'라고 묻습니다. '너를 위해 준비했다'라는 식의 고객 철학을 담아야 합니다. 호두과자 상자 덮개를 열면 이 제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고, 다른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 또 소비자들의 건강에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을 정리한 스토리 편지를 넣으면 어떨까요? 상품도 좋지만 가치도 함께 파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입소문이 나서 가게 앞에 줄을 설 것이고, 프랜차이즈는 그 때 시작하면 됩니다.해아찌 영농조합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5억여 원. 직원 12명중 10명이 다문화가정의 20-30대 여성이라고 한다. 취약 가정에 일자리도 제공하고, 매년 이들이 고향에 갈 수 있도록 비행기표 티켓팅도 해준다. 그리고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교육과 복지 상담도 하면서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정인환(31)씨에게 컨설팅을 받은 소감을 물었다.
"지난해 한 농업박람회에 우리 호두과자를 출시했더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어요. 천안 호두과자 쪽에서도 '자신들의 제품을 개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전화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고 상담을 받았는데,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을 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컨설팅 3 : 고객은 깨끗한 화장실에서 감동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