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협상장 밖에서는 FTA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시위용품으로 사용한 깃발을 뺏아가자 집회참가자가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정민규
견고한 경찰의 차벽을 뚫지 못한 집회참가자들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협상장이 마련된 호텔까지 갔다. 하지만 경찰도 재빨리 길목을 버스로 막으며 이들의 행진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길을 막으면 우리도 길을 막겠다"며 흥분한 일부 참가자들이 대로로 진출해 7차선 도로를 막으면서 한때 해운대 일대 교통이 전면 마비되기도 했다.
각 길목과 골목 등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며 일부 집회참가자들은 협상장 인근까지 진출에 성공했다. 협상장 호텔 들머리에서도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빚어지기 시작했고, 해운대 해변에서도 충돌이 발생했다.
양측이 격분하면서 경찰 쪽에서도 "충돌을 자제하라"는 지휘부의 지시가 먹혀들지 않고, 농민들 사이에서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그대로 묻혀버리는 극심한 혼란이 일었다.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이 방패와 핼맷을 빼앗기도 했고, 경찰은 그런 집회 참가자들을 잡아 팔목을 꺾어 끌고 갔다. 자신들을 미는 경찰에게 노인들이 "너희는 어미, 애비도 없느냐"고 소리쳤고, 경찰은 나름대로 "우리보고 어쩌란 말이냐, 그렇다고 우리가 길을 열어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읍소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일어난 충돌은 오후 6시 30분을 기해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대신 일부 참가자들은 협상 회담장 주변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1인 시위를 했다. 7시께 비대위는 이날 집회를 정리하고 협상 마지막날인 4일에는 하루종일 협상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경찰도 협상장 주변에 최소 병력을 남긴 채 철수했다.